스페이스X 기업공개에 참여한 미국 개인투자자들은 상장 직후 주가가 크게 올라도 곧바로 차익 실현에 나서기 어려운 구조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모주를 배정받은 뒤 일정 기간 안에 주식을 팔면 향후 오픈AI나 앤트로픽 같은 인기 기업의 기업공개 청약 자격이 제한될 수 있어서다.
로이터 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지난 12일 공모가 135달러로 나스닥에 상장한 뒤 첫날 장중 30%까지 올랐고, 종가는 160.95달러로 공모가보다 19.3% 높은 수준에서 마감했다. 거래 이틀째인 15일에는 다시 19.6% 상승한 192.5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번 기업공개 물량 가운데 20%가 개인투자자에게 배정됐는데, 대형 기업공개에서 개인 몫이 이처럼 큰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개인에게 붙는 보유 의무다. 피델리티, 로빈후드, 이트레이드, 소파이 등 미국 주요 개인투자자 플랫폼은 기업공개로 받은 주식을 상장 후 15일에서 30일 동안 팔지 못하도록 사실상 제한하고 있다. 이 규정을 어기면 신규 공모주 청약 자격이 일정 기간 정지되거나, 위반이 반복될 경우 사회보장번호 연동 영구 차단 같은 강한 제재를 받을 수 있다. 피델리티는 15일 보유 의무를 두고 있고, 로빈후드는 30일 이내 매도 시 2개월 정지, 소파이는 3회 위반 시 영구 차단 규정을 운영한다. 미국 증권업계 자율규제기관인 금융산업규제국(FINRA)은 기업공개 후 30일 이내 매도를 플리핑, 즉 단기 차익 실현으로 보지만, 법으로 처벌하는 것은 아니며 이런 제한은 주가 안정을 위해 인수사와 플랫폼이 자체적으로 두는 장치다.
반면 기관투자자는 같은 규제를 거의 받지 않는다. 블랙록, 시타델 같은 대형 기관은 거래 규모와 수수료 기여도에 따라 상장 직후에도 자유롭게 매도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스페이스X 공모주 약 3억 달러, 우리 돈 약 4천560억원어치를 배정받은 한 자산운용사 매니저는 5일 안에 전량 매도해 현금화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대형 기업공개 종목은 상장 후 2주 안팎에 주요 주가지수에 편입되는 경우가 많고, 이때 지수를 따라 투자하는 패시브 자금이 들어온다. 기관은 이런 수요를 겨냥해 유리한 시점에 팔 수 있지만, 개인은 보유 제한에 묶여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플로리다대 기업공개 전문가 제이 리터 교수는 개인에게는 엄격한 플리핑 제한이 적용되지만, 헤지펀드 등 큰손 고객은 사실상 훨씬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제도는 한국과도 대조적이다. 한국에서는 공모주를 배정받은 개인투자자가 상장 당일 바로 매도할 수 있고, 오히려 기관투자자에 대해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의무보유 확약 제도를 운영해 개인 보호와 수급 안정을 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자신들이 상장 초기 가격을 떠받치는 역할만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스페이스X 기업공개에 50만 달러, 약 7억6천만원을 예치했던 23세 사업가 에밀 바는 계좌 전체가 제한될 수 있는 구조는 행위에 비해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미국 기업공개 시장에서 개인 배정 확대가 계속될수록 공정성 논란과 제도 개선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