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주가 16일 은행 대출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를 반영하며 일제히 올랐다. 지난달 가계와 기업을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살아난 데다, 은행 수익성을 가늠하는 순이자 마진(NIM·대출이자와 예금이자의 차이에서 남는 수익성 지표) 회복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KB금융은 전 거래일보다 1.42% 오른 17만2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7.72% 상승한 18만2천7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신한지주도 1.04%, 하나금융지주도 2.09% 상승 마감했다. 금융주는 통상 금리와 대출 성장, 자금 조달 비용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이날은 대출 확대가 이익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린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5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정책 모기지론을 포함해 1천181조8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4월 말보다 6조9천억원 늘어난 수치다. 증가 폭으로만 보면 2024년 8월 9조2천억원 증가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크다. 대출이 늘었다는 것은 은행 입장에서 이자 수익을 낼 수 있는 자산이 커졌다는 뜻이어서, 시장은 이를 실적 개선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대출 증가가 단순한 일시적 흐름을 넘어 은행 수익 구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5월 중 은행 대출이 기업과 가계 모두에서 증가했고, 대출 수요 역시 함께 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런 대출 확대를 위한 자금 조달이 기업들의 저원가성 수신, 즉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확보할 수 있는 예금성 자금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조달 비용 부담이 크지 않다면 대출이 늘어날수록 은행의 순이자 마진이 회복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는 곧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대외 불확실성 완화 기대도 금융주 투자 심리를 떠받쳤다. 김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 도출이 향후 거시경제 환경 개선 기대를 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주는 경기와 금리, 기업 자금 수요의 영향을 크게 받는 업종인 만큼, 국내 대출 성장세와 대외 변수 안정이 함께 이어질 경우 추가적인 재평가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향후 흐름은 대출 증가세가 일회성에 그칠지, 예대마진 개선이 실제 실적에 얼마나 반영될지에 따라 계속 갈릴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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