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9,000선을 회복하면서 개인투자자의 신용거래가 다시 빠르게 늘 조짐을 보이자, 일부 증권사가 신용융자와 증거금 규제를 강화하며 과열 차단에 나섰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두산에너빌리티, 삼성전기, 삼성에스디아이,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홀딩스, 한화오션 등 10개 종목의 종목군을 이날 ‘E’에서 ‘F’로 조정했다. 증권사들은 종목별 변동성이나 신용위험 수준에 따라 자체 관리 등급을 나누는데, F군으로 분류되면 신규 융자나 만기 연장이 제한된다. 특히 하나로 에프앤 K-반도체, 타이거 200 아이티 상장지수펀드, 카카오뱅크, 신세계는 종목군 조정과 함께 증거금률도 기존 30~40%에서 100%로 높아졌다. 이는 해당 종목을 살 때 사실상 전액 현금을 넣어야 한다는 뜻이다.
다른 증권사들도 비슷한 조치에 들어갔다. 케이비증권은 17일 자본시장법상 신용공여한도를 맞추기 위해 신용융자 매수 주문을 일시 제한한다고 안내했다. 메리츠증권도 이날 제주반도체와 주성엔지니어링 등 3개 종목의 증거금률을 30~50%에서 100%로 올렸다. 최근 증시가 급반등하는 과정에서 개인 자금이 다시 공격적으로 유입되자, 증권사들이 법적 한도 관리와 함께 자체적인 위험 통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빚투’ 흐름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7일 기준 37조8천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잔고는 지난달 말 38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달 초 글로벌 반도체 조정 여파로 코스피가 급락하자 11일에는 36조6천565억원까지 줄었다. 이후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중동 긴장 완화 기대가 커지고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났고, 한때 7,400선 부근까지 밀렸던 코스피가 빠르게 반등하자 신용거래도 다시 늘어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대매매 위험은 단기적으로는 다소 진정된 상태다. 코스피가 하루 5~8%씩 크게 흔들렸던 이달 5일부터 9일 사이에는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이 하루 평균 1천584억원까지 치솟았지만, 17일에는 120억원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반대매매는 빌린 돈으로 산 주식의 가치가 급락해 담보 비율이 부족해질 때 증권사가 투자자 의사와 관계없이 주식을 처분하는 절차를 말한다. 최근 지수 상승으로 이런 위험이 일시 완화됐지만, 시장이 다시 흔들릴 경우 레버리지 투자 부담은 곧바로 커질 수 있다.
증권사들의 이번 조치는 단순한 내부 관리 차원을 넘어, 급등장에서 반복되는 과도한 신용 확대를 미리 조절하려는 성격이 짙다. 지수가 오를 때는 신용거래가 수익률을 키우는 수단처럼 보이지만, 변동성이 커지면 손실도 그만큼 빠르게 불어날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증시 상승세가 이어질수록 신용 잔고 확대와 증권사 규제 강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형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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