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천원 미만 종목을 상장폐지 대상에 포함하는 새 규정이 7월 1일부터 시행되면서, 국내 증시에 상장된 이른바 동전주 219개가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가게 됐다. 전체 상장사 2천877개 가운데 7.6%가 여기에 해당해, 이르면 올해 4분기부터 퇴출 절차를 밟는 기업이 본격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19일 기준 주가가 1천원 미만인 상장사는 모두 219개다. 시장별로 보면 코스닥이 148개로 가장 많고, 코스피 42개, 코넥스 29개 순이다. 거래소는 지난 4월 상장 규정 개정을 예고했고, 내달 1일부터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방안’을 적용한다. 새 기준에 따르면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천원 아래에 머물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90거래일 가운데 45거래일 연속 1천원 이상을 회복하지 못하면 주가 미달로 판단해 상장폐지가 가능해진다.
이 제도는 단순히 낮은 주가 자체보다, 장기간 시장의 신뢰를 잃은 부실기업을 더 빠르게 걸러내겠다는 취지에 가깝다. 동전주는 일반적으로 주가 변동성이 크고, 일부 종목은 소수 매매 세력의 투기 대상이 되기 쉬워 개인투자자 피해 우려가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관리종목 지정 시점과 이후 심사 기간을 감안하면, 실제 상장폐지 절차는 빠르면 4분기부터 가시화할 수 있다. 현재 이들 동전주의 시가총액은 코스닥 5조5천75억원, 코스피 2조4천413억원이며 코넥스까지 합하면 8조원을 넘는다. 만약 상당수 기업이 기준을 넘지 못하면 그만큼의 시가총액이 시장에서 이탈하게 되는 셈이다.
기업들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주식병합이다. 여러 주를 한 주로 합쳐 발행 주식 수를 줄이고 1주당 가격을 높이는 방식인데, 기업의 실질가치가 달라지지 않아도 겉으로 보이는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자주 활용돼 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전주 상장폐지 논의가 본격화한 올해 2월부터 6월 19일까지 주식병합을 공시한 기업은 219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9건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급증한 수치다. 다만 7월부터는 이런 우회성 병합을 제한하는 장치도 함께 도입돼, 같은 방식으로 규제를 반복적으로 피하기는 어려워질 전망이다.
일부 기업은 인수·합병을 통해 외형과 기업가치를 키우는 방식도 모색하고 있다. 최근 코스닥 상장사 위지윅스튜디오와 엔피는 콘텐츠 사업 시너지와 함께 강화된 상장 유지 기준에 대응하기 위해 합병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다만 인수·합병은 주주 이해관계 조정, 기업가치 평가, 절차상 승인 등 넘어야 할 단계가 많아 실제 성사 여부를 단기간에 단정하기는 어렵다. 거래소는 7월부터 주가 미달 요건 해당 여부를 상시 점검하고, 관리종목 지정과 상장폐지 사유 발생을 안내 공시로 즉시 알릴 방침이다. 이미 시가총액 200억원 미달로 상장폐지가 결정된 코스피 상장사 일정실업은 6월 30일 시장에서 퇴출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주가 미달 기준은 다른 일부 상장폐지 사유와 달리, 요건을 충족하면 곧바로 절차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거래소는 규정상 관리종목 지정과 상장폐지 사유가 자동으로 발생하는 구조여서 별도의 이의신청이나 위원회 재검토 절차가 없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앞으로는 단순한 저가주라는 이유만으로 버티기 어려운 시장 환경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흐름은 부실기업 정리 속도를 높이는 한편, 개인투자자에게는 저가주 투자의 위험을 다시 점검하게 하는 계기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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