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22일 최근 삼성전자·에스케이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 과열과 빚내서 투자하는 흐름이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며, 투자자 보호를 위한 별도 안전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주식시장이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거래가 한쪽에 몰리고, 매매 회전율도 빠르게 높아지면서 불안정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특히 신용거래융자 잔고 비중은 표면상 시가총액 대비 낮아 보일 수 있지만, 주가가 오르며 분모가 커진 데 따른 착시가 있다는 점을 짚었다. 실제 위험은 줄지 않았는데 통계상 부담이 덜해 보이는 만큼, 금융당국이 이를 더 엄중하게 들여다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장 강한 우려를 드러낸 대목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였다. 이 상품은 특정 종목의 하루 수익률을 몇 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돼 가격이 조금만 움직여도 손익이 크게 흔들리는 구조다. 지난해 말 고환율 국면에서 해외, 특히 홍콩 증시에 쏠리던 투자 수요를 국내로 돌리겠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지금은 투자자보다 중개·운용 시스템이 더 큰 이익을 보는 구조가 됐다는 게 금감원 판단이다. 이 원장은 해당 상품 회전율이 많을 때는 200%에 가까웠고, 이 과정에서 증권사가 얻는 매매수수료 규모가 최대 10조원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금감원이 이미 소비자경보를 냈는데도 과열이 식지 않자, 미수거래에서 신용거래까지 단계별로 충격을 줄일 방안을 정책당국과 함께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이 제도의 정책 효과에 대해서도 사실상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를 내놨다. 그는 도입 당시 준비가 다소 급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해외에 나가 있던 투자 수요를 국내로 되돌리는 효과는 크지 않았던 반면 부작용은 예상보다 훨씬 커졌다고 말했다. 고위험 상품을 통해 환율 문제를 완화하려던 접근이 시장 쏠림과 과도한 단기매매만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외환시장에 대해서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잠정 합의로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했지만, 고유가에 따른 물가 부담과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불안 요인으로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원화 약세는 외화 자체가 부족해서라기보다, 달러 수급이 일시적으로 맞지 않아서 나타난 현상이라고도 설명했다.
최근 미래에셋증권의 스페이스엑스 공모주 배정 무산 문제에 대해서도 투자자 보호 필요성을 분명히 했다. 이 원장은 한 주도 배정되지 않은 경위를 이해하기 어렵다며 매우 이례적이고 납득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모주 청약 자금이 묶이면서 투자자들이 상장 첫날 매수 기회를 놓친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금감원은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재발 방지 대책을 공유할 방침이다. 아울러 스페이스엑스 공모주 편입을 홍보한 한국투자신탁운용에는 현장검사에 착수하고, 패시브 상장지수펀드가 상장 당일 해당 종목을 담은 삼성자산운용에 대해서도 지수 산출 방법론 준수 여부를 점검할 예정이다. 이 같은 흐름은 단기 흥행형 금융상품과 판매 관행 전반에 대한 감독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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