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의 급격한 손실 위험이 현실화하자 투자자 보호 장치 마련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23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당국은 특정 종목 한 개의 주가 흐름을 몇 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의 쏠림 현상과 높은 변동성을 점검하면서 제도 보완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상품은 주가가 오를 때 수익이 커질 수 있지만, 반대로 하락장에서는 손실도 배가되는 구조여서 일반 투자자가 위험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면 충격이 커질 수 있다. 금융당국은 현재 시장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필요할 경우 추가 조치를 찾는 단계라는 입장이다.
당국 안팎에서는 여러 대안이 함께 거론된다. 우선 개인투자자가 이 상품에 투자할 때 필요한 기본예탁금 1천만원을 더 높여 진입 문턱을 올리는 방안이 나온다. 지금도 투자 전에는 금융투자협회 학습시스템에서 일반교육과 심화교육을 각각 1시간씩 이수해야 하는데, 교육을 더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으로 꼽힌다. 일부에서는 상품의 과도한 단기 매매를 줄이기 위해 수수료 인상을 유도하는 방법, 신규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상장을 일정 기간 제한하는 방법도 언급된다. 다만 이미 주요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관련 상품을 먼저 내놓은 만큼, 신규 상장 제한의 실효성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 같은 논의는 실제 시장 충격이 확인된 뒤 더욱 힘을 얻고 있다. 2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10.71포인트, 9.99% 내린 8,203.84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12.47% 하락한 255만5천원, 삼성전자는 12.31% 내린 31만원에 마감했다. 이들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구조상 하락 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상장된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7개의 평균 하락률은 25.6%,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7개의 평균 하락률은 24.6%로 집계됐다. 기초 종목이 하루에 10% 넘게 빠지면 레버리지 상품 투자자는 그보다 훨씬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숫자로 드러난 셈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상품 도입을 두고 강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는 투자자 다수가 중산층과 서민일 수 있는데,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경우 가계에 큰 충격을 줄 수 있어 별도의 안전조치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지난해 말 고환율 국면에서 해외 주식으로 향하던 개인 자금을 국내 증시로 유도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하지만 도입 이후 당국은 줄곧 단기 투자용으로 제한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경고해 왔고, 이번에는 아예 제도 보완에 나서는 방향으로 태도가 한층 강해졌다. 이에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도입 당시와 현재의 당국 메시지가 다소 엇갈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이번 논의의 핵심은 고위험 상품을 완전히 막기보다, 일반 투자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손실을 보는 상황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에 맞춰져 있다. 시장 급락이 반복될수록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위험성에 대한 경계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예탁금 상향, 교육 강화, 상품 공급 조절 같은 형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당국이 고위험 금융상품 전반에 대한 투자자 보호 기준을 다시 손질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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