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사상 최대 낙폭 후 추가 변동성 예고

| 토큰포스트

코스피가 23일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한 데 이어 24일에도 추가 변동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증시는 미국 기술주 약세와 반도체 업종 불안, 해외 투자심리 위축이라는 세 가지 부담을 안고 다시 출발하게 됐다.

전날 코스피는 910.71포인트(9.99%) 내린 8,203.84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9,083.54로 출발해 잠시 반등했지만, 곧바로 매도세가 강해지며 낙폭이 확대됐다. 장중 고점은 9,175.45, 저점은 8,203.84로, 하루 등락폭은 971.61포인트에 달했다. 시장 충격이 커지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에는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인 사이드카가 잇따라 발동됐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까지 작동했다. 올해 코스피 시장 사이드카 발동은 27번째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연간 26회를 이미 넘어섰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가 충격을 키웠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거래소(KRX)와 넥스트레이드(NXT) 합산 6조2천468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기관도 5조5천217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11조5천515억원을 순매수해 역대 최대 일간 순매수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개인의 저가 매수만으로는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매물을 받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시장을 끌어내린 중심에는 반도체 대형주가 있었다. SK하이닉스는 12.47%, 삼성전자는 12.31% 급락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코스닥지수도 76.88포인트(7.94%) 내린 891.52로 900선 아래로 밀려,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이 같은 급락 배경에는 미국 증시의 분위기 악화가 크게 작용했다. 23일 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09% 내렸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44%, 나스닥 종합지수는 2.22% 하락했다. 인공지능 관련 종목의 높은 평가가치 부담과 차익실현 움직임이 겹치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7.87% 급락했다. 마이크론은 실적 발표를 앞두고 13.18% 떨어졌고, 퀄컴(-8.01%), 인텔(-6.14%), 에이엠디(-5.76%)도 일제히 약세였다. 엔비디아(-4.13%)와 테슬라(-5.79%)도 하락했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9월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성장주와 같은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경계심이 커졌다. 금리 인상 우려는 기업의 미래 수익 가치를 낮춰 평가하게 만들기 때문에, 특히 기술주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해외 지표도 국내 투자심리를 완전히 되돌리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증시 상장지수펀드는 12.25% 급락했고, MSCI 신흥지수 상장지수펀드도 5.67% 내렸다. 코스피200 야간선물 지수 역시 0.98% 약세를 보였다. 같은 날 새벽 발표된 MSCI의 2026년 연례 시장 분류 결과에서 한국 증시의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 지정도 불발됐다. MSCI는 역외 외환시장에서 원화 환전이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 사안이 이미 어느 정도 알려져 있었던 만큼, 단기 충격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반면 국제유가는 미국의 60일간 한시적 이란 제재 유예와 호르무즈 해협 유조선 통항 재개 움직임에 공급 불안이 다소 완화되며 브렌트유 선물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이 각각 1.05%, 0.88% 하락했다.

24일 국내 증시의 관전 포인트는 전날의 급락이 과도한 수급 충격이었는지, 아니면 추가 하락의 시작인지를 가르는 데 있다. 일부 시장 전문가는 전날 폭락이 한국 기업 실적이나 경제 기초여건이 갑자기 무너져서라기보다, 반도체 쏠림이 심해진 상태에서 현물과 파생시장의 매도 압력이 한꺼번에 겹친 결과라고 보고 있다. 이런 경우에는 기술적 반등과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미국 반도체주 약세가 이어지고 금리 변수까지 살아 있는 만큼, 단기 반등이 나오더라도 시장 변동성은 당분간 큰 폭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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