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비엠 주가가 1조2천억원 규모 유상증자 결정 소식이 알려진 1일 장 초반 하락했다. 대규모 자금 조달이 추진되면 성장 투자에 필요한 실탄은 확보할 수 있지만,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주식 수가 늘어나 지분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먼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일 오전 9시 11분 현재 에코프로비엠은 전 거래일보다 3.44% 내린 13만7천600원에 거래됐다. 모회사인 에코프로도 7.60% 하락한 9만8천500원을 나타냈다. 증시에서는 유상증자가 발표되면 통상 단기적으로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새로 발행되는 주식만큼 기존 주주의 지분율과 주당 가치가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이는 기존 주주에게 먼저 새 주식을 살 권리를 준 뒤 남는 물량은 일반 투자자에게 공개 모집하는 방식이다. 발행 규모는 1조2천억원이고, 주당 예정 발행가는 12만1천200원이다. 새로 발행되는 보통주는 990만990주이며, 최종 발행가는 10월 12일 확정된다.
회사가 이번 자금 조달에 나선 배경에는 배터리 핵심 원료 확보 전략이 깔려 있다. 에코프로 그룹은 앞서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투자를 확대해 니켈 확보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니켈은 전기차 배터리의 양극재 생산에 중요한 원료로,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일은 배터리 소재 업체의 경쟁력과 직결된다. 결국 이번 유상증자는 단순한 운영자금 마련이라기보다 원재료 조달 기반을 넓히기 위한 선제 투자 성격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시장의 평가는 당장 우호적이지 않다. 정원석 iM증권 연구원은 업황 회복이 아직 실적으로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시점에서 주주 희석을 동반한 자금 조달이 이뤄졌다는 점이 단기적으로 부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또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절대적인 가치평가 부담이 남아 있는 구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조2천억원 규모의 대형 유상증자가 주주가치 희석 우려를 더 키울 수 있다고 봤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실제 자금 사용처의 성과와 배터리 업황 회복 속도가 얼마나 분명하게 확인되느냐에 따라 주가 방향이 다시 갈릴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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