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일 외국인 매도세와 국민연금 리밸런싱 재개 우려가 겹치면서 2% 넘게 밀려 8,300대에서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은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1% 넘게 올랐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73.07포인트(2.04%) 내린 8,303.41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장 초반 8,591.50까지 오르며 8,600선 회복을 시도했지만, 상승 흐름을 지키지 못하고 하락 반전했다. 장중 한때 8,143.33까지 밀리며 고점과 저점 차이가 476포인트에 달했다. 미국 뉴욕 증시에서 반도체주 강세가 이어지고, 한국의 6월 반도체 수출액이 사상 처음 400억달러를 넘어선 점은 개장 초 투자심리를 떠받쳤다. 하지만 외국인의 매도 강도가 장중 커지면서 시장 방향이 완전히 바뀌었다.
투자심리를 흔든 핵심 배경으로는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리밸런싱 유예 종료가 꼽힌다. 리밸런싱은 자산 비중이 목표치에서 벗어났을 때 다시 맞추는 작업인데, 국민연금이 6월 말까지 미뤄왔던 조정을 7월부터 재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국내 주식 비중 축소 가능성이 부각됐다. 다만 시장에서는 실제 충격이 과도하게 확대 해석됐다는 시각도 있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이 과거보다 커진 데다, 연기금 매도 물량도 일시에 쏟아지기보다 장기간 분산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그럼에도 불확실성이 커진 국면에서는 이런 우려 자체가 매도 명분으로 작용하기 쉽다.
수급을 보면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7천11억원, 710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개인은 1조7천40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지난 6월 19일부터 이날까지 9거래일 연속 순매도였다. 기관 가운데 연기금 등의 순매도 규모는 2천178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는 4천745억원을 순매수했다. 원화 약세도 이어졌다. 1일 오후 3시 30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5원 오른 1,554.9원을 기록해, 전날 세운 2009년 3월 6일 이후 최고치를 하루 만에 다시 갈아치웠다. 환율 상승은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를 키우는 대표 변수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대체로 약세였다. 삼성전자는 5.84% 급락해 31만원대로 내려왔고, SK하이닉스도 3.40% 하락해 250만원대로 밀렸다.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 삼성물산, KB금융, SK도 나란히 내렸다. 반면 SK스퀘어, 삼성전기, 삼성바이오로직스, HD현대중공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유통, 보험이 약했고 건설, 비금속, 오락·문화는 강세를 보였다. 코스닥은 사정이 달랐다. 코스닥지수는 13.17포인트(1.44%) 오른 929.35에 마감했고, 외국인이 2천341억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을 이끌었다. 이날 한국거래소가 코스닥 출범 30주년 기념식에서 부실기업 퇴출 강화와 우량기업군 선별 제도 도입 방침을 밝힌 점도 시장 신뢰 회복 기대를 키웠다. 주성엔지니어링은 20.40% 급등해 시가총액 4위로 올라섰고, 위메이드는 중국 알리바바 관계사 매각 소식에 29.85% 올라 상한가에 근접했다. 반면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한 에코프로비엠은 6.88%, 모회사 에코프로는 12.76% 급락했다.
거래대금은 유가증권시장이 39조8천370억원으로 전날보다 2조2천억원 넘게 줄었고, 코스닥시장은 11조7천450억원으로 3조8천억원가량 늘었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의 프리마켓과 메인마켓 거래대금은 총 18조7천663억원이었다. 이날 시장은 반도체 호재와 미국 증시 강세보다 국내 수급 불안과 환율 부담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점을 보여줬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국민연금의 실제 매매 규모, 외국인 수급 변화, 원/달러 환율 안정 여부에 따라 코스피와 코스닥의 차별화 장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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