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실적 발표가 코스피와 반도체 투자심리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최근 반도체 수요 둔화 우려로 국내 증시가 크게 흔들렸지만, 삼성전자가 시장 예상에 부합하거나 이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면 업황에 대한 불안이 다소 진정되고 지수도 반등의 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5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최근 1개월 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삼성전자의 2026년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84조5천807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1천708.79%, 직전 분기보다 47.78% 늘어난 규모다. 한 달 전 전망치였던 88조1천198억원보다 낮아졌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본업 경쟁력 약화로 보지 않는다. 지난 5월 노사 협의 과정에서 결정된 임직원 보상이 비용으로 반영되면서 이익 추정치가 조정된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회계상 비용 반영으로 숫자가 낮아졌을 뿐, 메모리 반도체 경기 흐름이나 사업 기초 체력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이번 실적 발표가 더 주목받는 이유는 삼성전자가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의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은 27.34%로, 개별 종목 실적이 지수 전체 분위기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한국투자증권은 시장이 본격적으로 반등하려면 기업 이익 개선 신호가 확인돼야 하는데, 삼성전자 2분기 잠정 실적이 그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실제로 올해 들어 주가가 158.13% 급등한 뒤에는 작은 악재에도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는 등 변동성이 커졌다. 지난 2일에는 메타의 인공지능 투자 효율성 논란이 불씨가 돼 주가가 9.06% 급락했고, 15거래일 만에 30만원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다만 증권가는 최근 제기된 악재들이 반도체 업황의 본질을 흔드는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한다. 메타가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활용한 클라우드 사업 구상을 구체화했다는 외신 보도도 새로운 충격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미 메타는 연초부터 관련 조직을 꾸렸고, 4월에는 자본 지출 계획을 올렸으며, 5월에는 클라우드 사업 가능성까지 언급한 바 있다. 더 중요한 지표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서버 D램 가격, 그래픽처리장치(GPU) 주문, 하이퍼스케일러의 자본 지출 축소 여부에서는 아직 구조적인 수요 후퇴 신호가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시장이 단기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을 뿐, 메모리 공급 부족과 인공지능 확산에 따른 수요 증가라는 큰 흐름은 유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외 여건도 이전보다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은 다소 약해졌고, 한때 110달러대를 넘봤던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 가격은 60달러 후반대로 내려왔다. 6월 미국 비농업 일자리 증가 폭이 시장 기대를 밑돌면서 물가 압력에 대한 경계도 한층 완화됐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1천530원대로 낮아지고,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보여주는 비트코인도 6만2천달러 선을 회복했다. 이런 환경은 성장주와 반도체주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이다. 증권가에서는 인공지능 투자 확대로 메모리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반면 생산능력 확대는 제한적이어서, 공급 부족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파업 관련 불확실성까지 줄어든 만큼 시장의 시선은 다시 메모리 업황과 HBM 경쟁력, 평균판매가격 상승 여부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흐름은 삼성전자가 이번 실적에서 얼마나 안정적인 이익 체력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하반기 코스피의 방향성과 반도체주 재평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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