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26년 2분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잠정 실적을 내놓았지만, 7일 주가는 9% 넘게 급락하며 시장은 실적의 겉모습보다 사업부별 수익성의 질을 더 따져보는 분위기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이날 2분기 잠정 영업이익 89조4천억원, 매출 171조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1천810%, 129% 늘어난 수치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3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을 다시 썼다. 시장에서는 임직원 성과급 지급을 위한 충당금 약 17조원을 감안하면 실제 영업이익 규모가 100조원을 웃돌 수 있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반도체 업황 회복, 특히 인공지능 확산에 따른 메모리 수요 증가가 실적 급증의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투자자들이 곧바로 환호하지는 않았다. 잠정 실적 발표는 전체 숫자만 먼저 공개하고 사업부별 세부 내역은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시장은 반도체 외 부문의 체력을 먼저 의심했다. 증권가에서는 비메모리와 디엑스(DX·완제품 사업), 모바일, 생활가전 부문의 수익성이 기대에 못 미쳤을 가능성을 거론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적자가 이어졌을 수 있다는 분석도 함께 나왔다. 결국 반도체가 실적을 끌어올렸더라도 회사 전체 이익 구조가 고르게 개선된 것은 아닐 수 있다는 판단이 주가에 반영된 셈이다.
증권사 평가도 엇갈렸다. 일부에서는 이번 실적이 시장 기대를 아주 크게 뛰어넘은 수준은 아니라며 실망스럽다고 봤고, 단기적으로는 호재가 선반영된 뒤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는 이른바 셀온 현상으로 해석했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업계 1위 기업의 이익 창출력이 다시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메모리 부문에서 삼성전자가 디램과 낸드 가격 주도력을 유지하고 있고, 공급이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 실적 개선 흐름은 유효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앞으로 시장의 시선은 7월 30일 발표될 확정 실적과 사업부별 성적표에 쏠릴 가능성이 크다. 어느 부문이 얼마나 이익에 기여했는지가 확인돼야 이번 실적의 성격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 설비투자 계획도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가 계속 확대되면 고대역폭메모리(HBM) 같은 고부가 메모리 수요가 더 강해질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단기적으로는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와 국내 반도체 업종 전반의 실적 개선 기대를 다시 지지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