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은행들이 2026년 2분기 실적에서 큰 폭의 이익 증가를 기록하며, 올해 두 번째 실적발표 시즌의 출발을 강하게 알렸다. 뉴욕증시가 2분기 내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데다, 시장 변동성 확대 속에서 트레이딩 수요가 늘었고, 스페이스엑스 같은 초대형 기업공개와 대규모 자본조달 거래가 투자은행 부문 수익을 끌어올린 결과다.
14일(현지시간) 각사 실적 보고서를 보면, 제이피모건체이스의 2분기 순이익은 212억달러로 1년 전보다 41% 늘었다. 카드사 비자 지분과 관련한 46억달러 규모의 일회성 이익이 반영됐지만, 이런 특수 요인을 빼더라도 순이익 증가율은 13%에 이른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은행 수익의 핵심 축인 트레이딩 부문은 국제금융시장의 강한 랠리와 함께 금융거래, 헤지 수요가 동시에 늘면서 121억달러의 수입을 올렸고,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주식 부문 트레이딩 매출이 크게 늘어난 점이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이 같은 실적은 2분기 시장 환경과 맞물려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당시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미·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 부담이 있었음에도, 인공지능 관련 업종에 대한 낙관론이 시장 전반을 지배하면서 팬데믹 이후 가장 강한 상승 흐름을 보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 지수는 2분기 15%, 나스닥 지수는 21% 올라 2020년 2분기 이후 6년 만의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증시가 빠르게 오르면 투자자들의 매매가 활발해지고, 가격 변동에 대응하기 위한 위험회피 거래도 늘어나기 때문에 대형 투자은행의 트레이딩 수익이 커지기 쉽다. 제이피모건의 투자은행 부문 수입도 39억달러로 45% 늘었는데, 이는 인공지능 투자 붐 속에서 주식과 채권 발행 관련 수수료 수입이 함께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골드만삭스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2분기 주당순이익은 20.98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91달러에서 거의 두 배로 뛰며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투자은행 부문 수수료 수입은 34억달러로 55% 늘었고, 주식 부문 트레이딩 수입은 72%, 채권·통화·상품 부문(FICC·채권, 외환, 원자재 관련 거래를 묶어 부르는 말) 수입은 32% 각각 증가했다. 골드만삭스는 2분기 중 스페이스엑스 기업공개와 알파벳의 유상증자 같은 대형 거래에서 대표 주관사를 맡아 실적 기대를 키워왔다. 대형 기술기업의 상장과 자금조달이 잇따를수록 투자은행은 자문과 주관 수수료를 통해 직접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다.
경영진 발언에서는 호실적 이면의 분위기도 드러났다. 제이미 다이먼 제이피모건 최고경영자는 미국 경제가 기업 투자와 고용 증가에 힘입어 뚜렷한 회복력을 보였다고 평가하면서도, 지정학적 긴장과 전쟁, 좀처럼 꺾이지 않는 인플레이션, 주요국의 대규모 재정적자, 높은 자산 가격을 위험 요인으로 짚었다. 반면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는 최근 공개 강연에서 기술기업 기업공개가 이어져도 시장이 이를 흡수할 유동성은 충분하다고 진단하며, 현재 금융시장은 공포보다 위험 선호 심리가 더 강한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이번 실적은 시장 활황이 은행 수익으로 빠르게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높은 자산 가격과 지정학적 불안이 겹친 상황인 만큼 이런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으면서도 변동성이 함께 커질 가능성을 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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