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026년 7월 15일 반도체 대형주의 급반등에 힘입어 7,000선을 되찾으며 단기 급락 국면에서 벗어나는 흐름을 보였다. 이날 오전 9시 55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83% 오른 7,325.25를 기록했고,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나란히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최근 지수가 6,400대까지 밀릴 정도로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날 반등은 과도한 불안이 일부 진정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번 반등의 중심에는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가 있었다. 같은 시각 삼성전자는 5.32%, 에스케이하이닉스는 11.66% 오르며 시장 상승을 이끌었고, 에스케이하이닉스 주가는 213만6천원으로 다시 200만원선을 넘어섰다. 그동안 시장은 메타발 반도체 수요 둔화 우려, 메모리 수출 단가 상승 폭 축소, 장기 공급 계약(LTA) 논란 등을 이유로 반도체 업황이 정점을 지난 것 아니냐는 이른바 피크아웃 우려를 키워왔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의 보복과 재보복으로 중동 지정학적 긴장이 다시 높아지면서 국제 유가가 서부텍사스산원유 기준 배럴당 60달러 후반대에서 80달러대로 뛰었고, 물가와 금리 부담까지 겹치며 국내 증시는 급격한 매도 압력에 시달렸다. 특히 개인 투자자는 7월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만 4조1천억원 넘게 순매도에 나서며 사실상 투매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
하락이 깊었던 만큼 반등의 배경에는 저가 매수와 미국 증시의 우호적 흐름이 함께 작용했다. 전날 국내 시장 마감 무렵부터 반도체 대표주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들어왔고, 이어 미국 증시에서는 엔비디아 4.06%, 마이크론 4.92%, 샌디스크 5.01%, 인텔 4.50%, 에이엠디 2.57% 등 주요 반도체 종목이 일제히 올랐다. 특히 에스케이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는 27.29% 급등해 국내 본주에도 가격을 맞춰가려는 기대를 키웠다. 바클레이스는 메모리 공급 부족이 2027년에 더 심해지고 2028년에도 빠르게 해소되기 어렵다며 에스케이하이닉스 ADR 목표주가를 330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단순한 하루짜리 반등이라기보다, 시장이 반도체 업황을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반영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거시 환경도 증시에 숨통을 틔웠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5%로, 5월의 4.2%보다 낮아졌고 시장 예상치 3.8%도 밑돌았다. 물가 압력이 예상보다 약해지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빠르게 낮아졌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7월 28∼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금리가 인상될 확률은 하루 만에 42%에서 17%로 떨어졌다. 금리 인상 우려가 약해지면 성장주와 반도체주처럼 미래 실적 기대가 중요한 업종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하는데, 이날 국내 증시도 이런 영향을 직접 받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증권가는 이번 반등이 본격적인 상승 추세로 이어질지는 아직 더 확인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시장의 시선은 이달 하순 예정된 글로벌 빅테크와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발표로 향하고 있다. 당장 이번 주에는 에이에스엠엘(ASML)과 티에스엠시(TSMC) 실적이 나오고, 이달 말까지 알파벳과 메타 등의 실적 공개도 이어진다. 이은택 케이비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요 우려와 인공지능 관련 자본 지출(CAPEX) 부담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최근 주가 급락이 과매도 성격이 강했다고 진단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장기 공급 계약을 둘러싼 오해가 완화되고 외국인 수급이 회복되면 현재의 낮은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대비 주가 수준)에 대한 재평가가 가능하다고 봤다. 결국 이번 반등이 이어지려면 실적 발표와 콘퍼런스 콜을 통해 인공지능 투자 둔화 우려가 누그러지고, 외국인 순매도 진정과 환율 안정이 함께 나타나야 한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실적 시즌에서 반도체 업황의 체력이 다시 확인될 경우 코스피가 추가 반등에 나설 가능성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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