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투자자의 자금이 이달 다시 빠르게 늘면서, 미국 주식 순매수 결제액이 5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결제일 기준 7월 1일부터 16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결제액은 19억4천768만달러, 우리 돈 약 2조8천709억원으로 집계됐다. 순매수 결제액은 실제 매수액에서 매도액을 뺀 수치다. 올해 들어 이 규모는 1월 44억9천863만달러, 2월 39억4천905만달러, 3월 16억9천150만달러로 줄었고, 4월에는 4억6천893만달러 순매도로 돌아섰다. 5월에는 순매도 폭이 9억3천977만달러까지 커졌지만, 6월 6억3천296만달러 순매수로 반등한 데 이어 이달에는 전달보다 3배 넘게 불어났다.
이런 변화의 배경에는 환율과 국내 증시 흐름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에는 정부의 국내 증시 활성화 정책과 코스피 강세가 맞물리면서 미국 증시에 쏠렸던 개인 자금이 국내 시장으로 일부 이동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웃돌면서 미국 주식을 사는 부담도 커졌다. 하지만 최근 코스피가 지난달 말부터 약세로 돌아서고, 환율도 1,470원대까지 내려오자 달러 자산을 상대적으로 덜 비싸게 살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면서 미국 증시 투자 수요가 다시 살아난 것으로 해석된다.
이달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인 속슬이었다. 조회일 기준 7월 1일부터 20일까지 순매수 결제액은 18억5천260만달러, 약 2조7천317억원에 달했다. 두 번째는 지난 10일 미국 증시에 상장한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였다. 순매수 결제액은 5억4천748만달러, 약 8천73억원으로 집계됐다. 결제 기준으로 상장일부터 16일까지 닷새 동안 이 정도 자금이 들어온 셈이며, 상장 당일 1억7천341만달러와 비교하면 3배 넘게 늘었다. 미국에 상장된 한국 주식 관련 상품에도 자금이 몰렸는데, 한국 증시 성과를 3배로 추종하는 코루 순매수 결제액은 2억2천125만달러, 3천263억원이었다.
다만 공격적인 해외 레버리지 투자에는 제도 변화도 예고돼 있다. 금융당국은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 투자에 필요한 기본예탁금을 기존 1천만원에서 3천만원으로 올리기로 했고, 시행 예정일은 8월 5일이다. 이에 따라 테슬라나 마이크론처럼 해외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상품뿐 아니라 국내 주식을 바탕으로 한 해외 상장 상품을 거래할 때도 증권계좌에 현금 3천만원 이상을 예치해야 한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추가 매수 여력이 줄어든다는 불만이 나오지만, 증권업계에서는 국내 상품만 규제할 경우 해외로 수요가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생길 수 있어 국내외에 같은 기준을 적용한 것이라는 해석도 내놓는다.
결국 최근 서학개미의 복귀는 환율 부담 완화와 국내 증시 숨 고르기가 맞물린 결과로 볼 수 있다. 다만 앞으로는 미국 증시 흐름뿐 아니라 레버리지 상품 규제 강화가 실제 투자 행태를 어떻게 바꿀지가 함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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