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3일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큰 폭으로 오르면서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주 강세를 이끌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장보다 3.65% 오른 27만원에, SK하이닉스는 4.86% 상승한 191만9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도체 대형주가 함께 뛰면서 코스피 전기·전자 업종지수도 4.75% 상승했다. 시장 전반에서는 인공지능 인프라 확대 기대가 반도체 투자심리를 다시 끌어올린 것으로 해석됐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두 종목에 집중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SK하이닉스를 1조3천223억원어치, 삼성전자를 3천51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두 종목은 외국인 순매수 1, 2위를 차지했고, 전체 외국인 순매수액 2조6천210억원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는 자금이 이들 종목에 몰렸다. 이는 글로벌 반도체 업황과 인공지능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가 국내 대표 반도체주로 직접 연결됐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주가 상승의 배경에는 미국 대형 기술기업의 투자 계획이 있다. 간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를 늘려 올해 약 303조원을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공지능 서비스 경쟁이 심해질수록 이를 뒷받침하는 데이터센터, 서버,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함께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이유로 국내 반도체주가 일제히 반응한 것이다. 일부에서는 알파벳의 2분기 잉여현금흐름이 자본지출 증가로 마이너스로 돌아선 점을 들어 투자 확대가 계속될 수 있겠느냐는 의문도 제기했지만, 이날 시장에서는 성장 기대가 더 강하게 작용했다.
증권가도 대체로 긍정적인 해석을 내놨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알파벳 주가가 시간외 거래에서 투자 부담 우려로 약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반도체를 포함한 인공지능 인프라에는 오히려 우호적인 신호로 읽혔다고 분석했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테크 기업들이 서비스 확장보다 독과점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클라우드 사업에 더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클라우드는 기업이 자체 서버 대신 외부 데이터센터를 빌려 쓰는 구조인데, 이 시장이 커질수록 고성능 메모리와 서버용 반도체 수요도 늘어난다. KB증권은 삼성전자가 구글 메모리 공급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를 구글 인공지능 생태계의 대표 수혜주로 꼽기도 했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빅테크의 투자 계획이 실제 발주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지에 따라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외국인 자금이 대형 반도체주에 계속 유입될 경우 코스피 전체 방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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