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24일 나란히 7∼8% 급락하며 국내 반도체 대형주 전반에 강한 조정 압력이 나타났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7.59% 내린 24만9천500원에, SK하이닉스는 8.34% 하락한 175만9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최근 3거래일 동안 쌓았던 상승폭 10.38%의 상당 부분을 되돌리며 4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고, SK하이닉스도 지난 20일 이후 다시 170만원대로 밀려났다. 최근 반도체 업종이 인공지능 수요 기대를 바탕으로 강하게 올랐던 만큼,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이 한꺼번에 드러난 흐름으로 해석된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대규모 매도에 나선 점이 낙폭을 키웠다. 전날까지만 해도 외국인 순매수 1위와 2위를 차지했던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이날 각각 외국인 순매도 1위와 2위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1조7천568억원, 삼성전자를 8천730억원어치 순매도했고, 기관도 SK하이닉스를 8천673억원, 삼성전자를 8천588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주가가 빠르게 오른 뒤 투자자들이 수익 실현에 나설 때 이런 대형주의 변동성이 더 커지는 경우가 많다.
시장 분위기를 얼어붙게 만든 배경에는 대외 변수도 있었다. 간밤 중동 지역의 긴장이 높아지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했고,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4.7%를 넘어섰다. 유가와 금리가 함께 오르면 기업 비용 부담과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기 쉽다. 특히 금리 상승은 미래 기대 수익을 반영해 높은 평가를 받아온 기술주와 성장주에 상대적으로 더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미국 증시에서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인공지능 투자 확대 방침을 내놓은 뒤 현금 흐름 악화 우려로 주가가 7% 안팎 밀린 점도 국내 반도체주 투자심리를 약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 산업의 성장성 자체는 여전히 크지만, 시장은 성장 기대와 함께 실제 수익성, 투자 비용,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 부담을 동시에 따지기 시작한 모습이다. 이 영향으로 코스피 전기·전자 업종지수는 이날 7.86% 떨어지며 전체 업종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글로벌 금리와 국제 정세, 미국 빅테크 실적에 따라 반도체주 변동성이 확대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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