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026년 7월 28일 하루 만에 10% 넘게 급락하며 6,000선까지 밀렸고,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한 투매가 국내 증시 전반을 흔들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32.09포인트, 10.84% 내린 6,023.66에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5,992.91까지 떨어져 6,000선을 잠시 밑돌았고, 한국거래소 집계 기준으로 역대 두 번째로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지난달 18일 장중 9,000선을 처음 돌파했던 흐름을 떠올리면, 불과 27거래일 만에 시장 분위기가 극단적으로 냉각된 셈이다.
이날 시장은 개장 직후부터 비상조치를 연달아 가동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장 초반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인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이후에는 주가 급락을 막기 위해 거래를 일정 시간 멈추는 서킷브레이커까지 시행됐다. 그럼에도 낙폭은 쉽게 줄지 않았다.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보여주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 이른바 한국형 공포지수인 브이코스피는 83.43으로 올라 80선을 넘어섰다. 이는 단기적으로 시장 참가자들이 가격 변동 확대를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매도가 지수 급락의 중심에 있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4조9천914억원어치를 순매도해 지난 6월 29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가장 큰 매도 규모를 기록했다. 반면 개인은 4조3천273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도 6천331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자 개인과 기관이 이를 받아내는 구조가 형성됐지만, 시장 충격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코스닥도 59.01포인트, 7.72% 내린 705.85로 마감했고, 장중에는 700선 아래로 내려가며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으로 600대에 진입했다.
이번 급락의 직접적인 불씨는 글로벌 반도체 업종 약세와 중국발 경쟁 심화 우려로 풀이된다. 앞선 뉴욕 증시에서 에이에스엠엘, 엔비디아, 마이크론 등 반도체 관련 종목이 약세를 보인 데 이어, 중국이 반도체 제조 핵심 장비인 심자외선 노광장비 개발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은 기술 경쟁 구도가 더 거칠어질 수 있다고 받아들였다. 노광장비는 반도체 회로를 웨이퍼에 새기는 핵심 설비여서, 이 분야의 국산화 가능성은 중국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 기대와 곧바로 연결된다. 여기에 중국 메모리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의 상하이 증시 상장 이슈, 29일 예정된 에스케이하이닉스 실적 발표를 앞둔 경계감까지 겹치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인공지능 반도체 가치사슬 전반으로 확산됐다.
국내 대표 반도체주 충격도 컸다. 삼성전자는 13.39% 내린 22만원에 마감해 2008년 10월 24일 이후 17년여 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지난달 19일 전고점 대비로는 40% 넘게 밀렸다. 에스케이하이닉스도 14.65% 떨어진 155만원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달 최고가와 비교해 48% 이상 하락했다. 전기·전자 업종은 13.60% 급락했고 제조, 의료·정밀기기 등도 큰 폭으로 내리며 코스피 전 업종이 약세를 보였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미 주가가 단기간에 과도하게 밀렸다는 해석도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장비 개발, 중동 지역 긴장, 금리 인상 논의가 모두 악재인 것은 맞지만 완전히 새로운 재료는 아니라며 기술적 과매도 구간 진입 가능성을 거론했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반도체 업황 전망과 외국인 자금 방향에 따라 큰 변동성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으며, 단기 반등이 나오더라도 투자심리 회복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