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대폭락과 함께 '한국형 공포지수' VKOSPI 다시 80선 돌파

| 토큰포스트

국내 증시가 28일 반도체주 급락 충격으로 크게 흔들리면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보여주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가 7거래일 만에 다시 80선을 넘어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브이코스피는 전장보다 7.58% 오른 83.43에 거래를 마쳤고, 장중에는 83.65까지 치솟았다. 브이코스피는 코스피200 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시장 변동 기대치를 수치로 나타낸 지표다. 주가가 급락할 때 함께 뛰는 경향이 강해 흔히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린다. 이 지수는 이란 전쟁 발발 직후인 3월 5일 장중 83.58까지 오른 뒤 4월 14일 장중 46.54까지 낮아지며 진정되는 듯했지만, 이후 다시 상승해 지난달 29일에는 97.99까지 오르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최근에는 6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70선으로 내려왔지만, 이날 증시 급락으로 다시 반등했다.

시장 전반의 충격은 반도체 대형주에서 시작해 지수 전체로 번졌다. 코스피는 전장 대비 10.84% 떨어진 6,023.66에, 코스닥지수는 7.72% 내린 705.85에 각각 장을 마쳤다. 낙폭이 워낙 컸던 탓에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는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인 사이드카가 잇따라 발동됐고, 두 시장 모두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 브레이커도 작동했다. 이는 시장 충격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과도한 쏠림을 잠시 멈추게 하는 안전장치다.

이번 급락의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간밤 미국 증시에서 나타난 반도체주 약세가 꼽힌다. 중국이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개발에 착수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그 여파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23% 하락했고, 에스케이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도 7.47% 급락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13.39% 떨어져 22만원대로 밀렸고, 에스케이하이닉스도 14.65% 하락해 155만원까지 내려왔다. 삼성전자 하락률은 역대 4번째로 컸고, 에스케이하이닉스 하락률은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높았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날 낙폭이 기업의 기초 체력에 비해 과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조정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시장의 심리적 방어력이 약해졌고, 주가가 내릴수록 악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흐름이 강해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실적 둔화가 현실화한 것은 아니며,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대비 주가 수준)과 알에스아이(RSI·상대강도지수) 같은 기술적 지표도 과매도 국면을 가리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원 케이비증권 리서치본부장도 내년 반도체 업황에서는 공급 부족이 심해질 가능성이 크고 메모리 업종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고하다며, 최근 주가 하락으로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의 가격 부담이 오히려 낮아졌다고 봤다.

시장의 시선은 이제 실적으로 옮겨가고 있다. 29일에는 에스케이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이, 30일에는 삼성전자의 2분기 확정 실적이 공개된다. 이번 주에는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애플 등 미국 대형 기술기업의 2분기 실적 발표도 예정돼 있다. 최근 주가 급락이 공포 심리에 크게 좌우된 측면이 있는 만큼, 실제 실적과 향후 전망이 예상보다 견조하게 확인되면 투자심리가 빠르게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더 키울 수 있지만, 실적이 뒷받침될 경우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반등의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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