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 폭락: 급등 후 심각한 조정 국면

| 토큰포스트

코스피가 7월 들어 30% 가까이 급락하면서 상반기 증시 호황을 상징하던 기록들이 한 달 만에 크게 후퇴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보다 732.09포인트, 10.84% 내린 6,023.66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하락률로는 역대 4번째 수준이다. 코스닥도 59.01포인트, 7.72% 떨어진 705.85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는 지난달 19일 장중 고점 9,385.59와 비교하면 35.8% 낮아졌고, 코스닥도 4월 27일 장중 고점 1,229.42 대비 42% 밀렸다. 장중에는 주가가 급격히 흔들리면서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한 전체 종목 거래를 20분간 멈추는 서킷브레이커가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동시에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는 시장이 과도하게 흔들릴 때 투자자들이 매매를 잠시 멈추고 상황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번 급락의 직접적인 충격은 외국인 매도세에서 확인됐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만 4조9천663억원어치를 순매도해 역대 12번째로 큰 순매도 규모를 기록했다. 서킷브레이커에 앞서 프로그램매매 매도호가의 효력을 5분간 멈추는 매도 사이드카도 양 시장에서 각각 발동됐다.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 집계를 보면 코스피는 7월 들어 28.24% 하락했다. 이는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충격이 반영됐던 3월의 월간 하락률 19.89%보다도 낙폭이 크다. 올해 코스피는 1월 23.97%, 2월 19.52% 오른 뒤 3월 조정을 거쳤고, 4월 25.04% 반등한 데 이어 5월 26.68%, 6월 3.56% 상승하며 강한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7월 들어 낙폭이 급격히 커지면서 연간 상승률은 지난달 말 101.14%에서 42.94%로 크게 낮아졌다.

시가총액도 빠르게 줄었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28일 기준 4천958조5천71억원으로 집계돼 4월 15일 이후 처음으로 5천조원 아래로 내려왔다. 코스피 시총은 지난달 22일 7천449조5천927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고, 이달 13일부터는 5천조원대에 머물렀다. 코스닥까지 포함한 국내 증시 전체 시가총액은 5천348조6천316억원으로 줄었다. 불과 지난달 22일만 해도 양 시장 합산 시총은 7천993조3천961억원까지 불어나 8천조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증시가 단기간에 급등한 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지면 시총이 빠른 속도로 줄어드는 전형적인 조정 국면이 나타난 셈이다.

대형 기술주 충격도 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날 각각 13% 이상, 14% 이상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9일 장중 고점 37만4천500원 대비 41%,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5일 고점 298만7천원 대비 48% 낮은 수준까지 밀렸다. 특히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1천286조1천812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이날 오후 4시 달러·원 환율 1,461.50원을 적용하면 약 8천800억달러 수준으로, 상징적으로 여겨지던 시총 1조달러 밑으로 내려온 것이다. 미국 시총 집계 사이트 컴퍼니즈마켓캡닷컴 기준 삼성전자의 전 세계 시총 순위는 15위로 낮아졌고, 반영 시차를 고려하면 16위로 밀릴 가능성도 거론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일 메타를 제치고 10위에 오른 바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최근 낙폭이 과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발행 등 재평가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쟁사 대비 수익률이 뒤처지면서 저평가 구간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올해 한국 증시는 상반기 급등과 7월 급락이 겹치면서 변동성이 유난히 큰 장세를 보이고 있다. 인베스팅닷컴 기준 대표지수 비교에서는 코스피의 연간 상승률이 50% 수준의 대만 가권지수보다 낮아지며 수익률 1위 자리도 내줬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외국인 자금 이탈이 진정될지, 반도체 대형주가 얼마나 빨리 낙폭을 줄일지에 쏠린다. 이 같은 흐름은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기업 실적 전망이 다시 안정돼야 진정될 가능성이 크며, 그 전까지는 국내 증시의 큰 폭 등락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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