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국내 증시에서는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가 잇따라 발동됐지만 주가 급락을 충분히 멈추지 못하면서,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안전장치의 실효성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6년 들어 7월 28일까지 1단계 서킷브레이커는 모두 8차례 발동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6건, 코스닥시장에서 2건이다. 특히 7월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7일과 13일, 28일 세 차례, 코스닥시장에서 28일 한 차례가 추가되면서 한 달 동안만 네 번이나 거래가 일시 중단됐다. 1단계 서킷브레이커는 코스피나 코스닥 지수가 전일보다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이어질 때 가동되며, 발동 시 20분간 매매거래가 중단되고 이후 10분간 단일가 매매가 이뤄진다. 투자자들이 공포에 휩쓸려 한꺼번에 매도에 나서는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한 제도다.
문제는 이런 장치가 반복해서 작동하는데도 시장 불안을 제어하는 힘은 제한적이었다는 점이다. 7월 28일에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나란히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지만, 코스피는 전장보다 10.84% 내린 6,023.66에, 코스닥은 7.72% 하락한 705.85에 각각 장을 마쳤다. 장중 낙폭은 코스피 11.29%, 코스닥 8.81%까지 확대됐다. 서킷브레이커보다 발동 기준이 낮은 사이드카도 같은 기간 23차례나 등장했다. 사이드카는 코스피200선물이나 코스닥150 선물·현물 가격이 일정 폭 이상 급등락한 상태가 1분 넘게 이어질 때 프로그램 매수 또는 매도 호가의 효력을 5분간 정지하는 제도다.
서킷브레이커는 원래 매우 이례적인 상황에서만 쓰이는 강한 조치로 여겨져 왔다. 1998년 제도 도입 이후 2025년까지 발동 횟수는 유가증권시장 8건, 코스닥시장 10건 등 총 18건에 그쳤다. 2015년 도입된 2단계와 3단계 서킷브레이커는 아직 한 번도 발동된 적이 없다. 그만큼 올해, 특히 7월의 빈번한 발동은 최근 시장이 통상적인 조정 국면을 넘어 충격에 가까운 변동 구간으로 들어섰다는 뜻으로 읽힌다. 6월 하순 이후 코스피는 전고점 9,385.59와 비교해 35.82% 급락했고, 이 과정에서 급등과 급락이 번갈아 나타나며 투자심리가 크게 흔들렸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도 7월 28일 83.43으로 마감해 전장보다 7.58% 뛰었다.
시장에서는 제도의 취지와 실제 효과 사이에 간극이 생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복적인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 발동이 오히려 투자자들에게 위기 신호로 받아들여지면서 불안을 더 키우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런 반복 발동이 학습된 공포를 자극해 변동성을 다시 키우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결국 향후 흐름은 글로벌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진정될지, 그리고 이번 주부터 예정된 에스케이하이닉스와 미국 대형 기술주 7개 기업,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의 실적이 시장 불안을 얼마나 덜어줄지에 달려 있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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