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29일 1,440원대로 내려서며 약 5개월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전날보다 15.8원 내린 1,446.7원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중동전쟁 발발 직전인 2월 27일 1,439.70원 이후 가장 낮은 오후 3시 30분 기준가다. 환율은 1,455.00원에서 거래를 시작한 뒤 오전 9시 17분께 1,457.8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오후 1시 43분께 1,442.60원까지 밀렸다. 장중 저점만 놓고 보면 지난 5월 6일 1,439.6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 하락에는 외환시장으로 들어온 달러 물량이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에스케이하이닉스가 미국 주식예탁증서, 즉 미국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증서를 상장해 조달한 자금이 국내 외환시장에 유입된 데다, 월말을 앞두고 수출업체들이 보유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네고 물량을 내놓으면서 원화 강세 압력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네고는 수출기업이 수출 대금을 달러로 받은 뒤 이를 원화로 환전하는 거래를 뜻한다.
눈에 띄는 점은 주식시장이 급락하는 가운데서도 환율은 오히려 내렸다는 점이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이날 약 1조2천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코스피는 전날보다 360.42포인트, 5.98% 내린 5,663.24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43.17포인트, 6.12% 하락한 662.68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될 정도로 투자심리는 크게 얼어붙었다. 보통 외국인 주식 매도는 달러 수요를 키워 환율 상승 요인이 되지만, 이날은 기업 자금 유입과 수출업체 달러 매도가 그 영향을 더 크게 누른 셈이다.
국제 외환시장 흐름도 달러 강세를 다소 완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01.334로 0.077 하락했고, 엔/달러 환율은 163.546엔으로 0.235엔 내렸다.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84.56원으로 8.82원 하락했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국내 증시 변동성과 기업 달러 공급, 월말 수급 요인이 맞물리면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시장은 향후 대외 불안과 수출업체 네고 물량의 지속 여부를 함께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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