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원유 수송선 일부가 예멘 후티의 해상 봉쇄 위협 이후 홍해 남단 항로를 피하고 있다. 최소 8척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은 이집트 지중해 항구를 목적지로 표시했다.
야히야 사레아(Yahya Saree) 후티 군 대변인은 7월 20일 사우디아라비아를 겨냥한 ‘해상 봉쇄’를 즉시 시행한다고 밝혔다. 호주 ABC는 봉쇄 대상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지나는 사우디 수출 선박이라고 전했다.
사우디 외무부는 같은 날 후티의 발표를 강하게 규탄했다. 사우디 주도 연합군도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하는 자국 선박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후티는 7월 23일 사우디 선적 유조선 엔셀리아(Encelia)와 라일라(Layla)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사우디 당국은 엔셀리아가 홍해에서 공격받아 선수 부분에 불이 났지만 승무원은 안전하다고 확인했다. 라일라 공격은 후티 측 주장으로 남아 있다.
항로 변화도 이어졌다. 블룸버그는 최소 8척의 VLCC가 이집트 지중해 항구 시디 케리르(Sidi Kerir)를 목적지로 표시했으며, 사우디 아람코가 후티 공격 이후 이집트 항구를 통한 원유 공급을 늘렸다고 보도했다.
걸프오브아덴에는 빈 사우디 VLCC 10척이 모여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선박은 자동식별장치(AIS) 신호를 꺼 위치 추적이 어려워졌다. 앞서 본지는 사우디 유조선 6척이 홍해 대신 아프리카 우회 항로를 택한 움직임을 전했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홍해와 걸프오브아덴을 잇는 해상 병목이다. 사우디가 호르무즈 해협을 피해 동서 송유관으로 원유를 서부 얀부(Yanbu)항에 보내더라도 아시아행 선박은 이 해협을 다시 지나야 한다.
S&P글로벌에 따르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한 원유·석유제품 물량은 6월 하루 평균 550만 배럴에서 7월 1~20일 260만 배럴로 줄었다. 감소 폭은 하루 평균 290만 배럴이다.
유가는 7월 23일 큰 폭으로 올랐다. ICE 9월물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6.62달러(7%) 상승한 100.69달러에 마감했고, 9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5.36달러(6.2%) 오른 92.1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암호화폐 시장과의 연결은 위험자산 가격 움직임에서 나타났다. 코인데스크(CoinDesk)는 후티의 사우디 유조선 공격 주장 이후 원유 공급 우려가 커지면서 WTI가 배럴당 91달러 부근까지 올랐고 비트코인(BTC)은 하락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사안은 암호화폐 자체의 수급이나 기술 변화보다 원유 공급과 해상 운송 차질에 가깝다.
중동 해상 운송과 암호화폐가 직접 맞닿은 사례도 있다. 본지는 앞서 호르무즈 해협 통행 보험 구상이 비트코인 제재 쟁점으로 번진 사례를 보도했다. 이번에는 사우디 원유 수송선의 항로와 보험·운항 판단이 핵심이다.
유럽연합(EU) 대외관계청은 7월 23일 후티의 해상 봉쇄 위협을 지역 안정과 항행의 자유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으로 규정했다. EU는 해군 작전 아스피데스(ASPIDES)가 홍해와 인근 국제수역에서 항행의 자유를 보호하는 임무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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