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이 기관 매수세를 발판으로 3거래일 연속 큰 폭으로 오르면서, 그동안 반도체 대형주에 몰렸던 시장 자금이 다시 중소형 성장주로 돌아오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43.37포인트(5.88%) 오른 780.72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31일 11.63% 급등하며 700선을 회복한 뒤 상승세를 이어온 결과, 최근 3거래일 동안 지수는 135.94포인트(21.08%) 뛰었다. 이날 장중에는 코스닥150선물가격과 현물지수 급변에 따라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돼 5분간 프로그램 매수호가 효력이 정지되기도 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3거래일 연속 매수 사이드카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반등의 중심에는 기관투자자가 있다. 기관은 최근 3거래일 동안 코스닥 시장에서 1조84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7천3억원, 3천128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 안에서도 금융투자 4천140억원, 투신 2천703억원, 사모 1천632억원, 연기금 1천336억원 등으로 매수세가 고르게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반도체가 쉬어가는 사이 로봇, 제약·바이오 등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순환매가 전개됐다. 순환매는 특정 업종에 몰렸던 자금이 가격 부담이나 차익 실현을 계기로 다른 업종으로 옮겨가는 흐름을 뜻한다.
배경을 보면, 올해 6월 이전 국내 증시는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대형주에 자금이 집중되면서 코스닥이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특정 종목의 하루 수익률을 몇 배로 추종하거나 반대로 따라가도록 설계된 상품)가 이런 쏠림을 키웠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후 6월 하순 글로벌 반도체 조정이 시작되자 코스닥은 오히려 더 큰 충격을 받았고, 7월 낙폭은 21.81%로 코스피의 21.43%보다 더 컸다. 한때 700선 아래로 밀렸던 코스닥이 최근 급반등한 것은 인공지능 산업 수익성에 대한 시장의 불안이 다소 누그러진 데다, 과도하게 빠졌다는 인식이 확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보완대책도 수급 변화의 한 요인으로 거론된다. 지난달 31일부터는 기본예탁금이 1천만원에서 3천만원으로 높아졌고, 특히 매도대금이 실제 결제 완료 뒤인 이틀 후(T+2)에야 예탁금으로 다시 인정되면서 자금 회전 속도가 느려졌다. 이는 같은 날 여러 차례 반복 매매를 하거나 한 종목에서 다른 종목으로 빠르게 갈아타는 거래를 어렵게 만드는 장치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런 구조 변화로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 쏠림이 완화될 경우 코스닥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코스닥이 고점 대비 거의 50% 내린 상태여서 펀더멘털(기초 체력)보다 과도하게 저평가됐다는 인식 속에 기관 중심의 선별 매수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01.50포인트(1.62%) 오른 6,358.95로 마감했다. 장중에는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3% 가까이 밀렸지만, 막판 매수세가 들어오며 반등에 성공했다. 시장에서는 코스피가 숨을 고르는 동안 코스닥의 단기 반등 강도가 더 두드러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반도체 대형주 쏠림이 더 완화되고 정책적으로 코스닥 활성화 논의가 이어질 경우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지만, 최근 급등 폭이 워낙 컸던 만큼 업종과 종목별 변동성은 함께 커질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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