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10일 통항 6척…11일 브렌트유 2.4% 상승

| 김민준 기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상품 운반선이 10일 6척에 그쳤다. 최근 10일 평균인 11척의 절반 수준으로 줄면서 원유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졌다.

케이플러(Kpler) 선박 자료에 따르면, 이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상품 운반선은 양방향을 합쳐 6척이었다. 오일프라이스(OilPrice)는 이 가운데 4척이 페르시아만으로 들어갔고 2척이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유입 선박에는 빈 제품운반선 2척이 포함됐다. 해협을 빠져나간 선박은 에너지 화물을 실은 소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척과 잔사유 운반선 1척이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중동의 핵심 해상 통로다. 전쟁 전에는 세계 해상 원유 거래량의 약 5분의 1이 이곳을 통과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통항 감소의 영향은 선박 운항 지연에 그치지 않는다. 원유 공급이 불안해지면 통상 유가와 선박 보험료, 정박 계획, 우회 운임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도 다시 교착 조짐을 보였다. 압바스 아락치(Abbas Araghchi)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의 해상 봉쇄와 관련 조치가 끝나야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란은 미국의 봉쇄 해제 등을 해협 재개 조건으로 유지하고 있다. 이달 초 양측이 합의에 가까워졌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10일과 11일에는 조건을 둘러싼 이견이 다시 두드러졌다.

본지는 앞서 미국과 이란의 협상 진행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 가능성을 전한 바 있다. 당시에는 협상 1단계에서 해협을 개방한다는 구상이 제시됐지만, 이번 통항 자료는 정상화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원유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AP통신 보도 시점인 11일 브렌트유는 2.4% 오른 배럴당 89.80달러(약 12만7000원),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6% 상승한 84.28달러(약 11만9000원)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는 전날에도 5% 상승했다. 유럽 주요 증시는 11일 장 초반 약세를 보였고 미국 주가지수 선물도 소폭 하락했다.

유가 상승은 물가와 금리 기대, 달러 흐름을 거쳐 위험자산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암호화폐 시장 역시 거시경제 변수에 민감한 시기에는 에너지 가격과 지정학적 위험에 함께 반응할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제재와 보험, 결제 수단이 맞물리는 지점이기도 하다. 본지는 앞서 비트코인(BTC)을 활용한 이란 해상보험의 제재 쟁점을 다뤘다.

다만 집계된 통항량을 실제 운항 규모와 동일하게 보기는 어렵다. 로이터는 선박들이 공공 자동식별장치(AIS) 추적 신호를 끄는 사례가 늘어 통항량이 실제와 다르게 집계될 수 있다고 전했다.

홍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통항량은 같은 날 약 24척으로 최근 10일 평균과 큰 차이가 없었다.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둔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다른 중동 해상 항로의 운항 규모는 유지됐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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