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를 둘러싼 증권가 목표주가가 35만원과 60만원으로 갈렸다. 범용 메모리 공급 증가와 중국 업체의 추격을 경계하는 시각에 HBM4 경쟁력과 장기 공급 계약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전망이 맞섰다.
한국경제는 11일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이 삼성전자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39만원에서 35만원으로 낮췄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43만원에서 39만원으로 내린 데 이어 한 달여 만에 다시 하향 조정했다.
박 연구원은 11일 보고서에서 “장기 공급 계약이 불러오는 대규모 증설 가운데 내년 공급 증가가 범용 메모리 업황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높은 메모리 가격으로 스마트폰 업체가 칩 구매에 보수적으로 돌아서고 노트북과 PC용 메모리 수요도 연초 예상보다 부진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중국 메모리 업체의 추격도 목표주가 하향 근거로 제시됐다. 중국 D램 제조사 CXMT는 PC와 서버 시장에 진출했고, 낸드 제조사 YMTC는 모바일과 클라이언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D램은 전원이 공급되는 동안 데이터를 저장하는 휘발성 메모리 반도체다. 범용 D램과 낸드 가격은 통상 스마트폰·PC 수요뿐 아니라 제조사의 증설 속도와 재고 수준에도 영향을 받는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414조원에서 352조원으로 낮췄다. 2028년 전망치도 439조원에서 321조원으로 조정했다.
목표주가는 예상 이익과 평가 배수를 토대로 산출하기 때문에 업황과 실적에 대한 전제가 달라지면 같은 기업을 두고도 차이가 커질 수 있다.
◇ KB증권, 주주환원·HBM4에 무게
KB증권은 상반된 전망을 내놨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10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60만원을 유지했다.
KB증권은 삼성전자가 조만간 발표할 신규 주주환원 정책에서 연간 환원 규모가 최소 100조원에서 최대 2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 주주환원 규모 9조8000억원의 10~20배 수준이다.
김 본부장은 같은 보고서에서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은 주가 재평가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B증권은 23만1000원을 기준으로 배당수익률이 7%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실적 전망에서도 차이가 뚜렷했다. KB증권은 10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17% 증가한 112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메모리 공급 부족은 최소 3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 HBM4 점유율 회복 속도가 관건
HBM4는 고성능 연산과 인공지능 반도체 등에 쓰이는 고대역폭 메모리의 4세대 규격이다. 인공지능 가속기 수요가 늘면서 HBM 가격과 점유율은 메모리 업체의 실적을 가르는 주요 지표로 다뤄지고 있다.
KB증권은 10일 보고서에서 내년 삼성전자 HBM 평균판매가격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오르고 HBM4 점유율은 44%로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키움증권은 내년 이후 증설과 중국 업체의 생산능력 확대가 범용 메모리 가격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11일 전 거래일보다 4.13% 오른 23만9500원에 마감했다. 목표주가 35만원과 60만원의 격차는 메모리 공급 부족의 지속 기간과 HBM4 점유율 회복 속도에 대한 상반된 추정을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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