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카드빚 1.26조달러, 연체 잔액 비중 12.8%

| 이도현 기자

미국의 2분기 신용카드 잔액이 1조2600억 달러(약 1785조원)로 늘었다. 일부 가계가 소비 여력을 유지하는 동안 다른 가계는 생활비를 감당하기 위해 카드와 단기 대출에 의존하는 양극화가 이어졌다.

12일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2분기 가계부채 보고서에 따르면, 신용카드 잔액은 전 분기보다 210억 달러(약 29조8000억원) 증가했다. 전 분기 대비 증가율은 1.7%로, 지난해 기록한 사상 최고치 1조2800억 달러(약 1814조원)에 다시 근접했다.

전체 가계부채는 18조8000억 달러(약 2경6640조원)로 집계됐다. 신용카드와 자동차 대출이 비주택성 부채 증가를 이끌었고 주택담보대출과 학자금 대출 잔액은 감소했다.

자동차 대출 잔액은 280억 달러(약 39조7000억원) 늘어난 1조7100억 달러(약 2423조원)를 기록했다. 주택담보신용한도(HELOC) 잔액도 4590억 달러(약 650조원)로 증가했다.

HELOC는 주택 자산을 담보로 설정한 한도 안에서 자금을 빌리는 대출이다. 신용카드와 개인대출을 포함한 단기성 부채는 통상 생활비나 예상하지 못한 지출을 충당하는 데 쓰이지만, 잔액을 이월하면 이자 부담이 누적된다.

90일 이상 연체된 신용카드 잔액 비중은 12.8%로, 비교 기준으로 제시된 7.6%보다 높아졌다. 다만 뉴욕 연은 연구진은 과거 대손 처리된 채무가 신용보고서에 오래 남는 영향을 반영한 후행 지표라고 설명했다.

최근 1년간 연체 상태로 전환된 신용카드 잔액 비중은 6.97%였다. 신규 연체 전환율은 높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급격히 악화하지는 않았다고 연구진은 평가했다.

뉴욕 연은 연구진은 이런 흐름이 가계별 회복 경로가 갈리는 ‘K자형 경제’를 반영한다고 진단했다. 자산과 소득 여력이 있는 가계는 소비를 이어가지만, 월급에 의존하는 가계는 물가와 대출 이자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의미다.

미국의 신용카드 보유자는 약 1억7500만 명이다. 이 가운데 약 60%는 매달 결제 잔액을 모두 갚지 않고 다음 달로 이월해 재무 충격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맷 슐츠(Matt Schulz) 렌딩트리(LendingTree) 수석 신용 애널리스트는 “신용카드 부채와 HELOC, 개인대출을 포함한 기타 부채 증가는 끈질긴 인플레이션 속에서 사람들이 예산을 늘릴 방법을 찾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생활비 부담이 여러 형태의 가계대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부채관리업체 어치브(Achieve)가 6월 소비자 2000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5%는 필수 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신용카드 잔액을 이월한다고 답했다. 신용카드 부채를 모두 갚는 데 6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는 응답은 56%였다.

브래드 스트로(Brad Stroh) 어치브 공동창업자 겸 공동 최고경영자는 “단기 부채는 가계 예산 부족을 메우는 임시 방편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생활비 상승과 복리 이자 부담이 겹치면 가계 재무제표와 예산에 지속적인 압박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가계의 차입 부담은 높은 금리와도 맞물려 있다. 본지는 앞서 기준금리가 가계 대출 비용을 거쳐 소비와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는 구조를 전했다. 카드 잔액 증가는 소비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높은 이월 비중은 소비 지속 가능성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한국 투자자에게는 미국 소비의 규모뿐 아니라 이를 떠받치는 가계 재무 여건도 중요하다. 신용카드 부채와 연체 지표만으로 비트코인(BTC) 등 위험자산의 방향을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소비 여력과 유동성 환경을 함께 살펴보는 거시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

검증 출처: 뉴욕 연은 가계부채 보고서, CNBC 원문, 배런스 교차 보도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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