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도시공사 1·2년물 채권의 발행 가산금리가 민평금리보다 각각 14bp 높은 수준으로 정해졌다. 한국전력공사도 당초 계획보다 조달 규모를 줄이면서 공사채 발행시장의 투자심리 약화가 드러났다.
12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평택도시공사는 11일 채권 입찰을 거쳐 1년물 800억원과 2년물 200억원 등 총 1000억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두 만기의 발행금리는 동일 만기 민평금리보다 각각 14bp 높게 형성됐다.
응찰액은 1년물 1300억원, 2년물 1100억원이었다. 평택도시공사는 당초 두 만기를 각각 500억원 안팎으로 발행할 계획이었으나 입찰 뒤 물량을 재조정했다.
1년물은 600억원을 낙찰해 가산금리를 확정한 뒤 200억원을 추가 매출하는 방식으로 발행한다. bp는 금리 변동 폭을 나타내는 단위로 1bp는 0.01%포인트다.
한국전력공사는 같은 날 입찰에서 조달 규모를 당초 5000억원 안팎에서 2000억원으로 낮췄다. 만기별 발행액은 2년물 800억원, 3년물 700억원, 5년물 500억원이다.
응찰액은 2년물 2700억원, 3년물 4400억원, 5년물 1400억원으로 모두 모집액을 웃돌았다. 발행금리는 2년물 4.00%, 3년물 4.220%, 5년물 4.410%로 결정됐다.
입찰 전날 민평금리와 비교하면 2년물은 7.6bp, 3년물은 7.9bp, 5년물은 7.6bp 높았다. 응찰액이 모집액을 넘었는데도 발행 규모를 줄인 것은 가산금리 등 조달 조건을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2.5년물 1400억원을 동일 만기 개별 민평금리보다 1bp 높은 수준에서 발행하기로 했다. 인천교통공사는 3년물 200억원의 발행금리를 민평금리보다 7bp 높게 정했다. 응찰액은 각각 2200억원과 700억원이었다.
공사채 발행금리는 국고채 등 기준금리에 발행 기관의 신용도와 시장 수급을 반영한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된다. 가산금리가 커지면 발행 기관의 조달 비용은 늘고, 투자자는 같은 만기의 기준 채권보다 높은 금리를 받게 된다.
공사채를 포함한 크레디트물은 지난주까지 SK하이닉스의 매수세와 일부 기관의 자금 집행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다. 3년물 AAA 공사채와 같은 만기 국고채의 금리 차는 지난 3일 34.1bp에서 11일 31.2bp로 좁혀졌다.
이번 주에는 크레디트물 매수세가 소강상태에 들어간 가운데 국고채 금리 상승과 SK하이닉스의 매수 둔화 가능성이 겹쳤다. SK하이닉스가 추가 주주환원 방안을 확정하겠다고 밝히면서 채권 매수가 이전보다 소극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시장에 퍼졌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최근 공사채 등 크레디트물은 국고채 약세에도 SK하이닉스의 대규모 매수세에 힘입어 강세를 이어왔다”며 “하이닉스 자금이 빠질 수도 있다고 우려하면서 시장의 경계감이 커진 모습”이라고 말했다. 특정 대형 매수 주체의 자금 집행 여부가 발행시장 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다른 증권사의 채권 관계자는 “시장이 조정 중인 데다 SK하이닉스 자금의 불확실성이 드러나면서 확실한 사자가 없어졌다”며 “하이닉스의 크레디트 매수를 두고 시장의 관심이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그동안 스프레드가 벌어졌어야 하는데 금리가 오를 때 하이닉스가 강하게 담아주면서 공사채는 오히려 스프레드가 축소됐다”며 “절대금리가 높아진 건 메리트가 되겠지만 당분간 조달에 나서는 곳들은 낮은 스프레드에 발행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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