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소비 전년비 5.4% 늘어…미국 K자형 격차 축소

| 이준한 기자

미국 저소득 가계의 소비가 전년 대비 5.4% 늘어 중간소득층 증가율 4.9%를 웃돌았다. 7월 세후 임금 증가율도 고소득층을 추월하면서 계층별 소비·임금 격차가 좁아지는 흐름이 나타났다.

악시오스(Axios)는 12일(한국시간) 미국 소비의 계층별 격차가 최근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인스티튜트(Bank of America Institute)는 5월 이후 고객의 소비와 임금 증가율이 모든 소득 계층에서 수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저소득 가계의 소비 증가율은 전년 대비 5.4%로 집계됐다. 중간소득층의 4.9%보다 0.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7월 저소득층의 세후 임금도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 저소득층 임금 증가율이 고소득층을 넘어선 것은 2024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앞서 6월에는 저소득층의 세후 임금 증가율이 고소득층보다 0.1%포인트 낮았다. 본지는 당시 임금 격차가 좁아졌지만 소비 양극화는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PNC가 제시한 지출 자료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7월 최상위 소득 계층과 최하위 소득 계층의 소비 증가율 격차는 0.1%포인트로 줄었다.

이 격차는 지난해 5%포인트까지 벌어진 바 있다. PNC는 노동시장 개선으로 더 많은 저소득 가계가 일자리와 임금을 확보하면서 지출 여력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K자형 경제는 경기 회복 속도가 소득·소비·자산 계층별로 엇갈리는 현상을 뜻한다. 고소득층과 자산 보유층은 회복하는 반면 저소득층과 보유 자산이 적은 계층은 뒤처지는 모습이 알파벳 K와 닮아 붙은 이름이다.

미국의 소비가 고소득층 지출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주가 하락이나 자산가격 충격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저소득·중산층의 소비 증가율이 높아진 것은 소비 기반이 계층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K자형 경제는 끝났다”고 말했다. 저소득 노동자의 소득 증가율이 다른 계층을 따라잡기 시작했다는 주장이다.

다만 소비와 임금 증가율의 수렴만으로 계층별 격차가 해소됐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미시간대 조사에서 저소득층의 경기 심리는 개선됐지만 고소득층보다 여전히 12포인트 낮았다.

최상위 소득 계층도 수렴 흐름의 예외로 남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상위 5%의 임금 증가율이 둔화했는데도 소비 증가율은 다른 모든 계층을 앞섰다고 밝혔다.

누적된 자산 격차와 부채 부담도 소비 증가율만으로 드러나지 않는 부분이다. 미국 신용카드 연체 부담은 가계별 회복 경로가 다르게 나타나는 배경으로 지목됐다.

미국 소비와 노동시장 지표는 통상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판단에 활용된다. 금리와 유동성 여건은 달러와 주식, 암호화폐를 포함한 위험자산의 가격 형성과도 맞물린다.

미국의 계층별 소비 격차는 지난해 5%포인트에서 올해 7월 0.1%포인트로 축소됐다. 다만 상위 5%의 소비 우위와 계층별 경기 심리 차이는 계속 확인되고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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