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증권사 기업금융(IB) 실적이 주식발행시장(ECM)과 채권발행시장(DCM) 위축 속에 엇갈렸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구조화금융 거래를 확보한 증권사는 수익을 방어했지만, 전통 IB 의존도가 높은 증권사는 감소 폭이 컸다.
연합뉴스는 14일 금융투자업계 자료를 토대로 금리 상승과 중복상장 규제 여파가 증권사 IB 실적을 갈랐다고 보도했다. IB는 기업공개(IPO), 회사채 발행, 인수·합병(M&A) 등을 주선하고 수수료를 받는 사업이다.
상반기에는 시장금리 상승으로 회사채 발행과 인수금융 수요가 둔화했다. 회사채 발행의 기준 역할을 하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년 새 2.4%대에서 3.781%로 올랐다.
대형 IPO 일정도 중복상장 규제 등으로 밀렸다. 본지는 앞서 대형 증권사의 ECM 부진이 IB 수익 구조를 압박했다고 전했다.
전통 IB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희비는 PF와 구조화금융에서 갈렸다. 대신증권은 상반기 IB·PF 수익 1290억원을 냈다. 1년 전 741억원보다 74% 늘어난 규모다.
대신증권은 IPO 등 인수주선료가 30% 넘게 줄었지만 PF 우량 거래를 주관하면서 수익을 보완했다. 2분기 금융자문료와 지급보증료는 각각 342%, 29% 증가했다.
삼성증권도 2분기 인수·자문수수료 가운데 구조화금융에서 794억원을 벌었다. 전년 동기보다 40.5% 늘어난 규모다.
키움증권은 상반기 IB 수수료 1366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1353억원 수준을 유지했다. 2분기 구조화금융·PF 수수료는 658억원으로 전체 IB 수수료 833억원의 약 80%를 차지했다.
부동산 PF는 착공과 분양이 진행돼 사업 위험이 낮아지면 차환 수요가 생긴다. 증권사는 자금 조달 구조를 설계하거나 대출 보증을 주선하고 자문·주선수수료, 보증료를 받는다.
2023년 전후 부실 PF 우려로 증권사들이 관련 사업을 줄였던 흐름과 달리, 최근에는 사업성이 확인된 우량 사업장과 차환을 중심으로 수익원이 다시 형성됐다. 전통 IB 공백을 구조화금융이 일부 메운 셈이다.
대형 증권사는 조달 기반도 실적 방어에 작용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상반기 IB 순영업수익은 4089억원으로 지난해 3960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상반기 말 자기자본은 약 13조원, 발행어음 잔액은 약 22조5000억원이었다. 발행어음 추가 발행 여력은 약 4조원, 종합투자계좌(IMA) 설정액은 약 3조원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증권은 1분기 IB 실적이 위축됐지만 2분기 반등했다. 2분기 IB 수수료 수익은 428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65% 늘었다. 회사 측은 “전반적인 자본시장 딜 부재에도 인수주선과 PF·자문 부문이 개선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전통 IB 위축을 다른 사업으로 메우지 못한 증권사는 감소 폭이 컸다. KB증권의 상반기 IB 영업수익은 지난해 2553억원에서 올해 1318억원으로 줄었다. NH투자증권의 IB 수수료 수익은 2055억원, 신한투자증권은 734억원으로 각각 13.6%, 21.2% 감소했다.
증권사 한 IB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브로커리지 등 주식 관련 수익이 IB 부진을 상쇄했지만, 하반기에는 증시와 IB 시장이 동시에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기존 영역에만 의존하지 않고 새로운 딜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실적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IB 실적에 미칠 영향은 금리 수준과 실제 거래 회복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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