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1% 움직이면 일본차 영업익 2% 흔들린다

| 이도현 기자

일본 완성차 업체가 엔화 반등과 중동 분쟁 장기화라는 이중 부담에 직면했다. 약엔은 최근 실적 방어에 보탬이 됐지만, 엔화 매수 개입과 물류·원자재 비용 상승은 수익성 계산을 다시 흔드는 요인으로 떠올랐다.

씨엔비씨(CNBC)는 17일 오후 2시18분(한국시간) 도요타(Toyota), 혼다(Honda), 닛산(Nissan)이 최근 분기 실적에서 역사적 약엔 효과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도요타와 혼다는 연간 전망을 올렸고, 닛산은 약 2년 만에 첫 이익을 냈다.

다만 미국 재무부와 일본 재무성은 8월 초 엔화 매수 개입을 공조했다. 엔화가 달러당 163엔을 넘어서며 40년 만의 저점권까지 밀린 뒤 나온 조치다.

일본 완성차 업체는 통상 약엔 국면에서 해외 판매 차량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 해외에서 번 이익을 엔화로 환산할 때 장부상 이익이 커지는 효과도 있다.

반대로 엔화가 강해지면 선택지는 좁아진다. 해외 시장에서 가격을 올리면 점유율 부담이 생길 수 있고, 가격을 유지하면 해외 이익의 엔화 환산액이 줄어 영업이익이 압박받을 수 있다.

빈센트 선(Vincent Sun) 모닝스타 선임 주식 애널리스트는 “정부 개입이 엔화 강세를 위한 것이라면 일본 완성차 업체에는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환율 방어가 자동차 업체에는 곧 수익성 변수로 연결된다는 뜻이다.

마사히로 아키타(Masahiro Akita) 번스타인 선임 애널리스트는 “엔화 1% 변화는 일반적으로 일본 완성차 업체 영업이익에 약 2% 영향을 준다”며 “기업별 민감도는 다르고 일부 업체는 약 4%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엔화 강세라도 수출 비중과 생산지, 헤지 정책에 따라 충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환율보다 더 직접적인 부담으로는 중동 분쟁이 꼽힌다.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는 일본 완성차 업체가 의존하는 주요 항로이며, 자동차 생산에는 알루미늄과 나프타 같은 석유화학 원료가 들어간다.

선 애널리스트는 중동 불확실성이 공급망 물류와 원자재 비용을 흔드는 요인이라고 봤다. 운송 지연과 비용 상승이 함께 나타나면 생산비와 납기 부담이 동시에 커질 수 있다.

아키타 애널리스트는 “완성차 업체 실적의 가장 큰 역풍은 원자재 비용 급등이며, 이는 계속되는 중동 분쟁 속에서 심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나프타와 수지, 메모리 반도체, 알루미늄·구리·철강 등 주요 투입재 인플레이션이 업계 수익성에 광범위한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산업은 부품과 원자재 조달망이 길고, 완성차 가격 조정은 즉각 이뤄지기 어렵다. 원재료와 물류비가 먼저 오르고 판매 가격 반영이 늦어질 경우 업체별 마진 차이가 벌어질 수 있다.

한국 시장에도 연결 지점이 있다. 일본 완성차 업체의 환율 민감도와 중동 물류 비용은 글로벌 자동차 업종의 가격 경쟁, 부품 조달, 원자재 비용 흐름을 비교할 때 참고되는 변수다.

본지는 앞서 엔화 방어와 미국 재무부 메모가 함께 거론된 흐름을 전했다. 또 호르무즈 해협 관련 공급 불안이 시장 재료로 반복된 사례도 보도했다.

이번 사안은 일본 자동차주에 국한되지 않는다. 환율, 원유, 해상 물류가 동시에 움직이면서 완성차 업체의 실적 전망과 글로벌 제조업 비용 구조를 함께 흔드는 재료로 남아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많이 본 기사

지금 꼭 알아야 할 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