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Nike)의 그레이터 차이나 매출이 2021회계연도 대비 29.5% 줄었다. 중국 소비 둔화와 현지 브랜드의 가격 경쟁, 빠른 제품 전환 속도가 맞물리면서 미국 소비재 기업의 중국 전략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6년 7월 중국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0.6% 증가했다. 같은 달 스포츠·레저용품 소매판매는 10.6% 줄었다. 소비 전체가 급격히 꺾인 것은 아니지만, 브랜드 충성도와 프리미엄 가격에 기대온 해외 기업에는 부담이 커진 환경이다.
나이키의 변화가 가장 뚜렷하다. 나이키는 2026회계연도 그레이터 차이나 매출이 58억4700만 달러(약 8조1600억원)로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고 밝혔다. 2021회계연도 82억9000만 달러(약 11조5700억원)와 비교하면 약 29.5% 줄었다.
회사는 2026회계연도 실적에서 나이키 브랜드 매출 감소 요인 중 하나로 그레이터 차이나와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 부진을 들었다.
그레이터 차이나는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 대만 등을 묶어 기업이 중국권 실적을 표시할 때 쓰는 지역 구분이다. 이 지역 매출 감소는 중국 본토 소비뿐 아니라 중화권 전반의 유통과 브랜드 전략 변화가 함께 반영된 수치다.
스타벅스(Starbucks)도 중국 사업 방식을 바꿨다. 스타벅스는 2026년 4월 보위캐피털(Boyu Capital)과 중국 리테일 사업 합작법인 거래를 마무리하고 지분 40%를 보유하는 구조로 전환했다.
스타벅스는 2026회계연도 3분기 국제부문 매출이 13억 달러(약 1조8100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34% 감소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중국 리테일 사업을 라이선스 합작법인 모델로 바꾼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현지 브랜드는 같은 시장에서 다른 흐름을 보였다. 안타스포츠(ANTA Sports)는 2025년 매출이 802억2000만 위안으로 13.3% 늘었고, 중국 스포츠웨어 시장점유율이 약 21.8%라고 밝혔다. 가격대와 유통망, 제품 교체 속도를 앞세운 현지 브랜드가 해외 브랜드의 빈틈을 파고드는 구도다.
루이신커피(Luckin Coffee)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루이신커피는 2026년 2분기 매출이 28.5% 증가했고, 분기 말 매장 수는 3만6310개로 늘었다. 앱 기반 주문, 접근성 높은 매장망, 빠른 신제품 출시가 중국 소비자에게 맞아떨어진 사례로 꼽힌다.
다만 미국 브랜드 전체가 같은 방향으로 밀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랄프 로렌(Ralph Lauren)은 2026회계연도에 아시아 매출이 9% 늘었고 중국 매출은 2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고가 브랜드라도 현지 채널과 고객층을 맞춘 경우에는 성장 여지가 남아 있다는 뜻이다.
Yum China도 방어력을 보였다. Yum China는 2026년 1분기 KFC 동일점포매출이 1% 늘었다고 발표했다. 현지화된 메뉴와 가격대, 촘촘한 매장 운영이 중국 소비 둔화 국면에서도 일부 브랜드의 매출을 지탱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동차 시장도 단순한 하락으로 정리하기 어렵다. 제너럴모터스(General Motors)는 2025년 중국 판매 190만대, 시장점유율 7.1%를 기록했지만 중국 합작법인에서 3억 달러(약 4188억원)의 지분손실을 냈다. 반면 2026년 2분기 중국 판매는 35만7000대 이상으로 집계됐다.
중국 시장에서 해외 브랜드가 겪는 압박은 업종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스포츠웨어와 커피처럼 현지 대체재가 빠르게 늘어난 시장에서는 가격과 접근성이 경쟁의 중심으로 이동했다. 자동차처럼 합작법인과 생산, 유통 구조가 얽힌 업종에서는 연간 수익성과 분기 판매 흐름이 엇갈릴 수 있다.
중국 소비재 시장의 구조 변화는 한국 기업에도 남의 일이 아니다. 소비가 둔화되는 가운데 현지 기업이 가격, 유통, 제품 전환 속도로 압박하면 글로벌 브랜드의 규모와 인지도만으로는 방어가 어렵다.
미국 브랜드의 중국 재편은 중국 내수 시장에서 ‘프리미엄 해외 브랜드’ 공식이 더 이상 자동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확인된 수치만 놓고 보면 나이키와 스타벅스는 구조 조정 압박을 받고 있고, 랄프 로렌과 Yum China는 현지화 전략으로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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