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 이후 유가와 환율 부담이 커졌지만 항공업종은 2분기 실적에서 예상보다 버틴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은 영업흑자를 냈고, 저비용항공사(LCC)는 매출 증가에도 적자를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2026년 2분기 별도 기준 매출 5조199억원, 영업이익 261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6% 늘었고 영업이익은 34% 줄었다. 회사는 유가 상승에 따른 연료비 증가를 영업이익 감소 요인으로 들었다.
전쟁 이후 항공유와 환율 부담은 항공사 비용을 끌어올렸다. 항공업은 영업비용에서 연료비 비중이 큰 업종이어서 국제유가가 오르면 비용 압박이 빠르게 커진다. 본지도 앞서 호르무즈 통항이 급감하고 일부 선적이 우회·재개되는 흐름을 전했다.
다만 여객과 화물 수요가 비용 충격을 일부 흡수했다. 대한항공의 2분기 여객 매출은 2조847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514억원 늘었다. 화물 매출은 1조5419억원으로 4865억원 증가했다.
대한항공은 글로벌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확대와 K뷰티 수출 호조가 항공화물 수요를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항공화물은 여객 경기와 별도로 움직일 때가 있어 대형 항공사의 실적 방어 수단이 될 수 있다.
제주항공도 외형은 커졌다. 제주항공은 2026년 2분기 별도 기준 매출 4417억원, 영업손실 524억원을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0.0% 늘어 2분기 기준 역대 최대였지만 영업손실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억원 확대됐다.
상반기 누적 기준 제주항공은 매출 9399억원, 영업이익 119억원을 기록해 흑자로 전환했다. 다만 2분기만 놓고 보면 유가와 환율 부담이 수익성 회복을 제한했다.
진에어,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등 주요 LCC도 2분기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LCC는 단거리 여객 의존도가 높고 장거리 화물 비중이 낮아 대형 항공사보다 비용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환율도 부담이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항공기 리스료와 유류비 결제 비용이 함께 늘어난다. 유류할증료를 통해 일부 비용을 항공권 가격에 반영할 수 있지만, 수요가 약한 노선에서는 가격 전가가 쉽지 않다.
수요는 노선별로 엇갈렸다. 한국투자증권은 7월 항공실적 자료에서 국제선 여객이 전년 동월 대비 8% 증가했다고 밝혔다. 일본 노선은 26%, 중국 노선은 22% 늘었고 동남아 노선은 18% 줄었다.
근거리 노선 수요는 일본 여행 수요와 중국 방한 관광객 회복세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일본 노선은 한국인 여행 수요가 이어졌고, 중국 노선은 방한 관광객 회복세가 영향을 미쳤다.
최고운(Choi Go-woon)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항공실적 자료에서 “중동 전쟁은 비용 리스크를 극단적으로 키웠을 뿐 수요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유가와 환율 부담에도 일본 여행 수요와 미주·중국 인바운드 수요가 견고했다는 분석이다.
최 연구원은 앞서 6월 항공실적 자료에서도 중동 전쟁 영향이 반영되며 국제선 여객 증가율이 둔화됐지만 일본과 중국 노선은 상대적으로 견조했다고 봤다. 전쟁 변수가 수요 전체를 무너뜨리기보다 노선별 격차를 키웠다는 평가다.
항공화물도 완충 역할을 했다. AI·반도체 관련 물류와 K뷰티 수출 수요는 대한항공의 화물 매출 증가 배경으로 제시됐다. 반면 LCC는 단거리 여객 의존도가 높아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번 실적은 중동 전쟁이 항공업 비용 구조를 흔들었지만 수요 전반을 급격히 꺾지는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하반기 실적은 유가와 원·달러 환율, 일본·중국 노선 수요, 항공화물 운임 흐름에 따라 항공사별 격차가 다시 갈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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