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11% 급락한 SK이노, 환원정책 요구 나왔다

| 이도현 기자

SK이노베이션이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흡수합병을 추진하면서 기존 주주 보호와 환원 정책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증권가 지적이 나왔다. 합병에 따른 지분 희석 비율은 2.6%로 제시됐지만,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전날 11% 하락 마감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27일 보고서에서 “SKIET 흡수 합병에 따른 지분 희석 비율이 2.6%에 불과하고, 연결 재무제표상 변화가 크지 않음에도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전날 11% 급락 마감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의 전날 종가는 11만1200원이었다.

SK이노베이션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25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 추진 안건을 의결했다. 존속회사는 SK이노베이션이고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합병 뒤 소멸한다.

합병비율은 SK이노베이션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 기준 1대 0.1174540이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 보통주 1주당 SK이노베이션 보통주 약 0.11주가 배정되는 구조다.

SK이노베이션은 합병 FAQ에서 합병가액이 SK이노베이션 12만5862원, SK아이이테크놀로지 1만4783원으로 산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합병은 소규모 합병에 해당해 SK이노베이션 주주총회 승인 대신 이사회 결의로 갈음할 수 있다.

반대의사 통지 접수기간은 9월 9일부터 9월 23일까지다. 합병 승인 이사회는 11월 24일, 합병기일은 2027년 1월 1일로 예정됐다.

소규모 합병은 일정 요건을 충족한 존속회사가 주주총회 승인 대신 이사회 결의로 합병을 진행할 수 있는 절차다. 합병비율과 합병가액은 소멸회사 주주가 받을 대가와 존속회사 기존 주주의 희석 정도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

이번 사안은 합병 구조 자체보다 합병 뒤 부담 배분에 초점이 맞춰졌다. 윤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이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분리막 사업 부진과 재무 위험을 신주 희석과 자금 부담 형태로 떠안게 됐다고 봤다.

그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비지배 지분 손실이 추가 반영되고, 지난해 8월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 관련 차액 정산과 매수청구대금으로 2000억∼3000억원이 발생할 가능성이 생겼다고 짚었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가 커지면 합병 과정에서 존속회사 현금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흑자 전환 목표 시점이 2029년으로 제시된 점도 부담 요인으로 거론됐다. 윤 연구원은 내년과 내후년 추가 손실이나 현금 투입 위험이 커질 수 있고, 향후 SK온 외부 지분 10.67%를 정리하는 과정에서도 추가 현금 부담이나 지분 희석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SK이노베이션은 앞서 SK아이이테크놀로지 흡수합병 공시 직후 장 초반 10%대 하락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분리막 사업을 직접 품는 구조 개편보다 재무 부담과 자회사 실적 흐름이 먼저 확인 대상이 됐다.

윤 연구원은 이번 합병을 “독립 법인 유지에 따른 채무불이행 발생 가능성이 SK이노베이션 계열 전반의 사업 및 재무 리스크 확대로 번지기 전에 이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과거 SK온과 SKIET의 물적분할 당시에도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은 분할 법인에 대한 주식 권리를 부여받지 못했고, SKIET 상장에 따른 가치 상승도 중복 상장 할인에 따라 SK이노베이션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유·윤활기유 업황 호조에 따른 재무 구조 개선에도 불구하고 자회사에 대한 지원이 우선이 된다면 기존 주주에 대한 주주환원 확대 기대는 약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SK온과 SKIET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 한도를 명확히 설정하고, 업황 호조에 따른 이익 증가분을 자사주 매입·소각이나 배당 확대로 기존 주주에게 환원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설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하나증권은 SK이노베이션에 대한 투자 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0만원을 유지했다. 다만 이번 합병이 기존 주주 가치에 미칠 영향은 향후 자금 지원 한도와 주주환원 정책의 구체화 여부에 따라 추가 확인될 예정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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