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융자 32조8천억원, 삼성·하이닉스 엇갈렸다

| 이도현 기자

개인투자자의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이달 들어 4조6천억원 늘어난 32조8천억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대형주 안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대하는 개인 자금 흐름이 신용융자와 현물 매매에서 서로 다르게 나타났다.

27일 연합인포맥스 증시자금동향에 따르면, 25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이달 들어 4조6천억원 증가했다. 종목별 신용융자 잔고는 삼성전자가 1조3천549억원 늘어난 5조6천억원, SK하이닉스가 5천200억원 증가한 4조7천억원으로 집계됐다.

두 종목의 신용융자 증가는 주주환원 발표 이후 더 빨라졌다. 이달 1일부터 19일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신용융자 잔고 증가액은 각각 2천858억원, 336억원이었다.

지난 20일부터 25일까지 5거래일 동안에는 삼성전자가 8천512억원, SK하이닉스가 1천879억원 늘었다. 발표 이후 증가폭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의 신용융자 증가액이 SK하이닉스보다 컸다.

SK하이닉스는 19일 장 마감 뒤 40조원 규모 자기주식을 취득해 전량 소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도 올해 최대 110조원 규모 주주환원 계획을 공시했다.

주주환원은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이나 보유 현금을 배당, 자사주 매입, 자사주 소각 등으로 주주에게 돌려주는 정책을 말한다. 반도체 대형주는 그동안 업황과 설비투자, 인공지능(AI) 수요 전망이 주가의 핵심 변수였지만, 이번에는 현금 환원 규모도 개인 투자자 판단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현물 매매에서는 다른 흐름이 나타났다. 이달 1일부터 25일까지 개인투자자의 유가증권시장 순매수 규모는 4조9천억원으로, 지난달 같은 기간 10조8천억원의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신용융자 잔고가 빠르게 늘기 시작한 지난 20일 이후에는 개인투자자가 코스피에서 1조3천억원을 순매도했다. 빌린 돈으로 주식을 사는 잔고는 늘었지만, 전체 현물 매수세가 같은 속도로 회복된 것은 아니었다.

종목별 방향도 갈렸다. 개인은 이달 1일부터 19일까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각각 3조4천억원, 2조1천억원 순매수했다.

그러나 지난 20일 이후에는 삼성전자를 3천123억원 순매수했고, SK하이닉스는 2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같은 반도체 대형주라도 주가 상승 폭과 주주환원 발표에 대한 반응이 달랐던 셈이다.

주가 흐름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지난 20일부터 25일까지 SK하이닉스 주가는 15.67% 올랐고, 삼성전자는 7.68% 상승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성장에만 쏠려 있던 시장의 관심이 주주환원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반도체 이익 증가율 둔화는 불가피하지만, 이익과 현금흐름의 절대 규모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인 만큼 주주환원 재원도 확대되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업종을 보는 시장의 기준이 성장률뿐 아니라 현금흐름과 환원 여력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신용융자거래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거래다. 주가가 오르면 자기자본 대비 수익률을 키울 수 있지만, 주가가 하락하면 손실과 반대매매 부담이 함께 커질 수 있다.

본지는 앞서 21일 기준 신용융자거래 잔고가 32조원대로 올라섰다고 보도했다. 당시 21일 잔고는 32조4천162억원이었고, 25일 기준 잔고는 32조8천억원으로 더 늘었다.

반도체 대형주를 둘러싼 개인 수급은 신용융자 증가, 현물 순매수 둔화, 종목별 차익실현이 동시에 나타나는 구간에 들어섰다. 25일 기준 집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신용융자 증가와 SK하이닉스의 개인 순매도가 가장 뚜렷한 차이로 남았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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