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운용, 펀드·MMF 떼고 ETF에 집중한다

| 서도윤 기자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유가증권펀드와 머니마켓펀드(MMF) 부문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으로 넘기고 상장지수펀드(ETF) 중심 운용사로 재편한다.

한국금융지주는 공시에서 두 운용사가 27일 이사회를 열어 분할합병 계약 체결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유가증권펀드와 MMF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한 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다.

분할합병 승인 결의를 위한 임시주주총회는 9월 11일 열릴 예정이다. 분할합병 기일은 2027년 1월 1일로 잡혔다.

두 회사는 현재 한국투자증권의 100% 자회사다. 분할합병 이후에도 이 지분 구조는 바뀌지 않는다.

이번 재편의 초점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전문화다. 유가증권펀드와 MMF 부문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으로 넘기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ETF 상품 개발과 운용 역량 배치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연합인포맥스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2022년 'ACE ETF' 브랜드를 출범한 뒤 당시 3조원이던 ACE ETF 순자산을 현재 33조원에 가까운 규모로 키웠다고 보도했다. ACE ETF 시장 점유율도 3.99%에서 7.35%로 올랐다.

ETF는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는 펀드다. MMF는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해 유동성을 관리하는 머니마켓펀드로, 통상 대기성 자금이 머무는 상품으로 분류된다.

국내 ETF 시장에서는 대형 운용사의 점유율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은 각각 174조원, 141조원으로 전해졌다.

점유율은 삼성자산운용 38.70%, 미래에셋자산운용 31.35%다. 한국투자신탁운용과 비교하면 순자산 격차는 4~5배 수준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최근에도 ETF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본지는 앞서 ACE 반도체Plus전략산업 ETF가 상장 약 2주 만에 순자산 3330억원을 기록했다고 전한 바 있다.

이 상품은 반도체와 조선, 방산, 원자력, 휴머노이드 관련 자동차 종목을 담는 국내 주식형 ETF다. 산업별 대표 종목 2개씩 모두 10개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조직 재편은 빠른 상품 출시와 운용 역량 집중이 중요해진 ETF 시장 구조와 맞물려 있다. 여러 사업 부문을 함께 운영하는 방식보다 성장 부문에 자원을 모으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ACE ETF 순자산이 처음보다 10배 넘게 커지며 기본적인 사업 규모를 갖추게 됐다"며 "본격적으로 점유율 1위~2위와 경쟁해야 한다는 경영진 차원에서 생각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차라리 분사를 한다면 ETF 전체를 분사하는 게 나을 것 같다"며 "과거 삼성자산운용에서도 KODEX ETF 사업 전체를 분사하자는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ETF 사업을 더 독립적인 축으로 키우는 방안도 업계 안에서 거론돼 왔다는 의미다.

다만 이번 분할합병은 주주총회와 관계기관 승인·인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한국금융지주는 일정 등 세부사항이 절차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밝혔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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