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SPCX)와 테슬라($TSLA) 주가가 4일(현지시간) 미국 증시 장전 거래에서 각각 3.9%, 3.6% 하락했다.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큰 승리를 거둔 직후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관련주도 밀렸다. 데이터센터를 지어 AI 연산 자원을 공급하는 코어위브($CRWV)는 4.2%, 오라클($ORCL)은 2.4%, 네비우스그룹($NBIS)은 1.5% 내렸다. 이 수치는 모두 정규장 개장 전 거래 기준으로 CNBC가 전했다. 코어위브는 차입금으로 데이터센터를 짓는 '네오클라우드' 업체로 분류된다.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하락은 일론 머스크가 지지한 공화당 후보들이 대거 패배한 가운데 나왔다. 민주당이 하원을 가져가고 상원 다수당까지 넘볼 수 있다는 관측은 시장이 이미 반영해 왔다. 새로 충격을 준 쪽은 텍사스 주지사 선거였다.
기술주 전체가 같이 밀린 것은 아니다. 나스닥100 선물은 보합이었고, 기술주 상장지수펀드(ETF)인 XLK는 0.7% 올랐다. 데이터센터 건설과 직접 맞닿은 종목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내렸다.
텍사스에서는 민주당 지나 이노호사(Gina Hinojosa) 후보가 현직 공화당 그레그 애벗 주지사를 앞서 당선이 예상됐다고 AP통신이 집계했다. 이노호사는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일시 중단하는 모라토리엄에 공개적으로 찬성해 온 인물이다.
텍사스가 데이터센터 투자 지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웰스파고에 따르면 미국에서 계획된 데이터센터 전력 용량(기가와트)의 27%가 텍사스에 몰려 있다.
스콧 래드너(Scott Ladner) 호라이즌인베스트먼츠(Horizon Investments) 최고투자책임자는 3일(현지시간) 개표 결과가 나오던 중 “정말로 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건 애벗이 텍사스를 내주는 경우”라며 “이 데이터센터를 어디에 지을 것인가라는 합당한 의문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텍사스는 그런 시설에 비옥한 땅인데, 애벗이 지면 그 땅이 대부분 척박해질 것”이라고도 했다. 데이터센터를 지을 부지가 정치 변수에 좌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웰스파고의 최고주식전략가도 이번 주 보고서에서 중간선거에 대한 증시 반응이 대체로 텍사스 주지사 선거 결과에 달려 있다고 봤다. 그는 민주당 승리가 AI 트레이드에 '왼쪽 꼬리 사건', 즉 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충격이 큰 악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른 주도 비슷한 구도다. 민주당은 데이터센터 거점인 조지아,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에서도 주지사직을 따내거나 지킬 것으로 예상됐다. 웰스파고 추산으로 미국에서 계획된 데이터센터 전력 용량 가운데 조지아가 7%, 오하이오와 펜실베이니아가 각각 5%를 차지한다.
AI주는 선거 전부터 압박을 받고 있었다. 대형 기술기업과 오픈AI, 앤트로픽 같은 AI 업체의 데이터센터 지출 증가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나스닥100 지수는 10월 말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본지도 알파벳의 AI 투자 확대가 현금흐름에 부담을 준 사례를 보도한 바 있다.
마이클 하트넷(Michael Hartnett) 뱅크오브아메리카 투자전략가는 올해 초 민주당의 상원 장악과 텍사스 주지사직 확보가 겹치면 연말까지 증시가 10% 넘게 크게 부진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옵티멀 어드바이저리(Optimal Advisory) 워싱턴 정책팀은 이번 주 보고서에서 “데이터센터는 2024~2025년에는 인기 있는 경제개발 수단이었지만 중간선거 캠페인이 달아오를 무렵에는 기피 대상이 됐다”며 “이번 선거는 데이터센터를 막거나 지연시키거나 비용을 높이는 데 정치적 이득이 있다는 메시지를 지방·주 공직자에게 보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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