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은행권, 가상자산보다 ‘규제 명확성’ 더 절실…클래리티 법 교착

| 서지우 기자

미국 대형 은행들이 오히려 가상자산 업계보다 더 강한 ‘규제 명확성’을 필요로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규제가 불명확할 경우 미국 금융기관이 글로벌 암호화폐 혁신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가상자산보다 은행이 더 규제 명확성 필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전 위원장 지안카를로(Chris Giancarlo)는 최근 스콧 멜커(Scott Melker)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더 울프 오브 올 스트리츠(The Wolf of All Streets)’ 인터뷰에서 미국의 암호화폐 정책 흐름을 평가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 이후 미국 내 가상자산 정책 방향이 크게 전환되며 혁신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7월 통과된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 ‘지니어스 법(GENIUS Act)’을 가상자산 규제의 ‘전채 요리’에 비유하며, 시장 구조 법안인 ‘클래리티 법(CLARITY Act)’이 본격적인 핵심 단계라고 평가했다.

다만 현재 논의 중인 클래리티 법은 상원 은행위원회가 1월 중순 초안을 공개한 이후 약 두 달 가까이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에 대한 제한 조항 등 일부 내용이 업계의 반발을 불러오면서 은행권과 가상자산 업계 간 의견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지안카를로 전 위원장은 특히 은행들이 명확한 규제를 더 절실히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수십억 달러 규모의 기술 투자를 진행하려면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은행의 법무 책임자들은 이사회에 명확한 규제가 없는 상황에서 수십억 달러 투자를 승인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며 “은행은 이번 기술 혁신의 후발주자가 아니라 선두에 서기 위해 규제 명확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가상자산 기업은 상황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상자산 업계는 위험을 감수하는 특성이 있다”며 “미국이 아니라면 해외에서라도 계속 기술을 개발하고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상자산 법안, 정치 이슈로 번져

지안카를로는 현재 미국의 가상자산 규제 논의가 단순한 금융 정책을 넘어 정치적 쟁점으로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공화당과 민주당 간 정치적 갈등뿐 아니라 전통 금융(TradFi)과 탈중앙화 금융(DeFi) 간 이해관계 충돌도 법안 논의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올해가 미국 선거 일정과 맞물리면서 입법 일정이 더욱 복잡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은 정치적으로 가장 어려운 시기”라며 “워싱턴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일은 결국 선거에서 유권자의 표심을 얻기 위한 행보와 연결된다”고 말했다.

앞서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부 장관도 지난달 의회에 클래리티 법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한 바 있다. 그는 민주·공화 양당 협력 그룹이 해당 법안을 추진 중이며, 일부 민주당 의원도 협력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민주당이 11월 중간선거 이후 하원을 장악할 경우 협상 여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이전 행정부 시절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규제 기조가 강했던 점이 변수로 언급된다.

“통과 가능성 60%… 금융 구조 바뀐다”

그럼에도 지안카를로 전 위원장은 가상자산 규제 법안 통과 가능성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현재 상황을 ‘60대 40’ 정도로 평가하며 통과 가능성이 더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법안에는 각 진영이 받아들일 수 있는 요소들이 상당히 포함돼 있다”며 “가상자산이 금융 시스템의 새로운 구조라는 점에 대해 양측 모두 어느 정도 공감이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금융기관은 여전히 세계 금융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다”며 “이 기술을 받아들이고 시스템을 현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의 전체 시가총액은 최근 약 2조3100억 달러 수준에서 움직이며 시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기사요약 by TokenPost.ai

🔎 시장 해석

미국 가상자산 규제 논의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주체는 오히려 암호화폐 기업이 아니라 전통 금융기관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은행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기술 투자와 내부 승인을 위해 명확한 법적 기준이 필요하지만, 가상자산 기업은 규제가 불확실해도 글로벌 시장에서 개발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CLARITY Act는 미국 가상자산 시장 구조를 체계적으로 정리할 핵심 법안으로 평가되며, 전통 금융과 디파이 간 이해관계 충돌 속에서 입법이 지연되고 있다.

💡 전략 포인트

규제 명확성이 확보될 경우 미국 대형 은행과 기관 자금이 가상자산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CLARITY Act 통과 여부는 향후 미국 금융기관의 블록체인·토큰 자산 사업 확대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치 일정과 선거 이슈가 법안 통과 속도를 좌우할 수 있어 정책 리스크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 용어정리

CLARITY Act: 가상자산의 법적 지위와 시장 구조를 정의해 SEC·CFTC 관할 구분과 거래 규칙을 명확히 하려는 미국 법안.

GENIUS Act: 스테이블코인 발행 및 준비금 요건 등을 규정한 미국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

TradFi: 전통 금융(은행·증권 등)을 의미하며, 블록체인 기반 탈중앙화 금융(DeFi)과 대비되는 개념.

💡 자주 묻는 질문 (FAQ)

Q. CLARITY Act는 어떤 법안인가요? CLARITY Act는 미국 가상자산 시장의 법적 구조를 정리하는 규제 법안으로, 어떤 자산을 증권이나 상품으로 분류할지와 SEC·CFTC의 관할을 명확히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법이 통과되면 은행과 기관 투자자들이 보다 안전하게 암호화폐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됩니다. Q. 왜 은행이 가상자산 업계보다 규제 명확성을 더 필요로 하나요? 은행은 대규모 기술 투자와 신규 사업을 진행할 때 이사회와 법무 부서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규제가 불확실하면 수십억 달러 규모의 블록체인·가상자산 관련 투자를 승인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가상자산 기업은 규제가 강한 국가를 떠나 다른 국가에서 혁신을 지속할 수 있는 유연성이 있습니다. Q. 미국 가상자산 법안 통과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요? 전 CFTC 위원장 지안카를로는 현재 상황을 약 60% 대 40% 정도로 평가하며 통과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다만 전통 금융과 디파이 간 이해관계 충돌, 공화당·민주당 정치 갈등, 그리고 선거 일정 등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어 입법 과정은 계속 변동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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