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을 ‘금융상품’으로 분류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암호화폐를 결제수단이 아닌 투자자산으로 본격 편입하는 조치로, 기관투자가 유입과 시장 투명성 강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일본 내각은 10일 자본시장법인 금융상품거래법(Financial Instruments and Exchange Act) 적용 범위에 암호화폐를 포함하는 법안을 의결했다. 사츠키 카타야마 재무상은 회의 후 “성장 자본을 확대하고 시장 공정성과 투자자 보호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일본의 암호화폐 규제 체계는 기존 결제서비스법 중심에서 주식·채권과 유사한 증권형 규제로 옮겨가게 된다.
법안에는 내부자거래 금지, 발행사의 연간 공시 의무, 미등록 사업자에 대한 300만~1000만엔 벌금과 최대 3~10년 징역 등 강한 제재가 담겼다. 거래소는 ‘크립토 자산 거래업’으로 재분류되며, 은행과 보험사도 암호화폐를 보유·거래할 수 있도록 길이 열린다. 당국은 이런 조치가 시장 신뢰를 높이고 기관 참여를 늘리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제 변화도 크다. 현재 최대 55%에 달하던 암호화폐 양도소득세는 주식과 같은 20% 단일세율로 낮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원·달러 환율이 1달러당 1485.80원을 넘는 상황에서 일본 개인투자자와 해외 자금 모두에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이다.
일본 금융당국은 암호화폐가 실제로는 결제보다 투자 목적으로 더 많이 활용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미 일본에는 약 1200만명의 활성 이용자가 있고, 이는 성인 인구의 약 15%에 해당한다. 규제 명확성과 기관 접근성에 대한 수요가 커지자, 정부가 시장 친화적인 금융 규제로 방향을 튼 셈이다.
법안이 현재 국회를 통과하면 본격 시행은 2027회계연도가 유력하다. 일본은 앞서 2026년 1월 첫 암호화폐 ETF 상장 가능성도 언급한 바 있어,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는 작업이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분위기다.
마운트곡스(Mt. Gox) 사태로 큰 상처를 입었던 일본이 이제는 디지털 자산을 ‘관리’ 대상이 아닌 ‘금융시장’의 일부로 다시 설계하고 있다. 아시아 주요국 중에서도 일본의 이번 변화는 가상자산 규제의 방향을 가늠할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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