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 첫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면허를 내주며 디지털 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냈다. 허가를 받은 곳은 HSBC와 스탠다드차타드 주도의 합작사로, 홍콩달러 지폐를 발행해온 은행들이 이번에는 디지털 화폐 공급의 주역이 됐다.
이번 면허는 홍콩금융관리국(HKMA)이 36건의 신청을 검토한 뒤 부여한 첫 승인이다. 적용은 이날부터 즉시 시작됐다. 승인 대상은 홍콩상하이은행(The Hongkong and Shanghai Banking Corporation Limited, HSBC)과 애니모카브랜즈, 홍콩텔레커뮤니케이션이 참여한 스탠다드차타드 계열 협력사 앵커포인트 파이낸셜(Anchorpoint Financial Limited)이다.
이번 결정이 주목받는 이유는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다. HSBC와 스탠다드차타드는 1846년부터 홍콩달러 지폐 발행 권한을 가져온 3개 상업은행 중 두 곳이다. 홍콩 당국은 물리적 화폐를 맡아온 같은 기관들에 ‘디지털 돈’의 첫 문을 연 셈이다.
HKMA 최고경영자 에디 위에는 이번 허가를 두고 “홍콩 디지털 자산 발전의 중요한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그는 개인과 기업 모두의 금융·경제 활동에서 발생하는 ‘불편함’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홍콩은 2025년 8월 ‘스테이블코인 조례’를 시행하며 제도 정비에 나섰지만, 당초 목표였던 2026년 3월 첫 면허 발급 일정은 넘겼다. 이번 발표는 그 지연 끝에 나온 첫 결실이다.
다만 두 기관이 곧바로 시장에 나서는 것은 아니다. HKMA에 따르면 양사 모두 향후 몇 달간 필요한 준비 작업을 마친 뒤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발행될 상품은 모두 홍콩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이다.
스탠다드차타드 최고경영자 빌 윈터스는 앞서 홍콩의 스테이블코인 정책이 “새로운 디지털 무역 결제 시대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홍콩은 이번 허가를 통해 아시아 디지털 자산 허브로서의 입지를 더 분명히 하게 됐다.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이미 3100억달러를 넘어섰고, 씨티는 이 시장이 최대 1조9000억달러에서 4조달러까지 커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현재는 달러 연동 토큰이 압도적이지만, 홍콩은 규제된 은행 발행 홍콩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역내 무역 결제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결국 이번 면허는 단순한 인허가가 아니라, 170년 넘게 홍콩의 통화 시스템을 지켜온 은행들이 디지털 신뢰까지 시험받는 순간이다. 홍콩의 첫 ‘스테이블코인’ 면허가 아시아 결제 인프라 경쟁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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