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U, 특금법 개정안 극비 의견수렴…1000만원 보고 의무 조정될까

| 손정환 기자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규제 강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논란이 큰 특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두고 ‘극비’ 의견수렴에 나섰다. 핵심 쟁점인 ‘1000만원 이상 거래 보고 의무’와 트래블룰 확대가 시장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19일 오전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약 1시간 30분 동안 특금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FIU는 “업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했으며, 오는 8월 20일 시행 예정인 시행령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일정과 장소, 개최 사실까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고, 참석자들에게도 보안 유지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1000만원 STR 의무화’에 업계 반발

업계가 가장 강하게 반발하는 조항은 1000만원 이상 가상자산 이전 거래를 사실상 모두 ‘의심거래보고(STR)’ 대상으로 포함한 부분이다. 현행 제도는 자금세탁이 ‘의심되는 경우’에 한해 보고하도록 되어 있지만, 개정안은 금액 기준만으로 자동 보고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규제 과도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업계 공동협의체 닥사(DAXA)는 앞선 입법예고 기간에도 “모든 고액 거래를 불법 자금으로 간주하는 구조”라며 법률 위임 범위를 벗어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해당 기준이 적용될 경우 거래소와 FIU 모두 보고 건수가 급증해 시스템 과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트래블룰 확대…소액 거래까지 포함

또 다른 쟁점은 트래블룰 적용 범위 확대다. 현재는 100만원 이상 거래에만 적용되지만, 개정안은 100만원 미만 거래까지 사실상 포함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여기에 해외 가상자산사업자(VASP)나 개인지갑과의 거래에 대해 국내 사업자의 확인·거절 의무까지 강화되면서 실무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는 이에 따라 시스템 구축 비용 증가와 함께 이용자 이탈 가능성을 우려한다. 특히 해외 거래소나 개인지갑으로 이동하는 수요가 늘어날 경우, 국내 시장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비공개 간담회’ 배경에 시장 파장 우려

이번 간담회가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된 배경에는 규제 변화가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부담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FIU가 최근 주요 거래소들과 제재 및 법적 분쟁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추가 규제 논의까지 공개될 경우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금법 개정 흐름은 이미 2020년 법 개정을 시작으로 2021년 트래블룰 도입까지 이어져 왔다. 금융당국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권고와 범죄 악용 사례를 근거로 규제 강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업계는 ‘이미 충분한 규제를 이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8월 시행 앞두고 ‘막판 조율’

이번 회의는 입법예고 이후 처음 열린 추가 의견수렴 자리로, 사실상 시행령 확정 전 ‘막판 조율’ 성격이 강하다. FIU는 “업계가 수용 가능한 수준의 규제를 만들겠다”고 밝혀 일부 수정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핵심 쟁점의 조정 폭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오는 7월 최종안 확정과 8월 20일 시행을 앞둔 상황에서, ‘자금세탁방지 강화’와 ‘시장 위축 우려’ 사이의 균형이 어디에 맞춰질지가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향방을 가를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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