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동 전쟁과 경기 불안으로 자금 압박을 받는 중소·연안 선사를 위해 2026년 하반기부터 2031년까지 1조1천억원 규모의 특별 금융 지원을 시행한다.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진흥공사는 16일 제2차 중소 선사 특별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외부 충격에 취약하지만 상대적으로 금융 접근성이 낮은 해운업체를 뒷받침해 해양 금융의 사각지대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번 지원 규모는 1조1천억원으로, 2022년부터 2026년 상반기까지 운영된 1차 특별지원 프로그램 5천억원보다 두 배 이상 커졌다. 최근 해운업은 국제 분쟁과 물류 차질, 금리 부담, 시황 변동이 겹치면서 자금 흐름 관리가 한층 어려워진 상태다. 특히 중소 선사와 연안 선사는 대형 해운사보다 운임 변동과 유가 상승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경우가 많아, 정부는 선제적으로 유동성 지원 폭을 넓힌 것으로 풀이된다.
지원 대상도 이전보다 넓어졌다. 정부는 선박의 입항과 출항을 돕는 예선업, 항만에서 선박의 안전한 이동을 안내하는 도선업을 새로 포함했다. 또 기업 규모가 커져 중견기업으로 분류되면서 기존 지원 대상에서 빠졌던 신규 중견 선사도 다시 지원받을 수 있게 했다. 단순히 영세 업체만 돕는 수준을 넘어, 성장 과정에서 정책 금융 공백이 생기는 기업까지 지원망에 넣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지원 조건 역시 실제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손질됐다. 담보인정비율(LTV·담보 가치 대비 대출 가능 비율) 한도는 기존보다 20%포인트 높여 최대 80%까지 적용한다. 이는 같은 담보를 맡기더라도 더 많은 자금을 빌릴 수 있게 해 자금 조달 여력을 키워주는 장치다. 대출이자 지원 한도도 대출 원금 기준 20억원에서 30억원으로 올라간다. 여기에 해운조합이나 예선조합 등을 통해 선박 2척 이상을 공동 발주하면 금리 우대를 받을 수 있도록 해, 비용 절감과 공동 투자도 유도하기로 했다.
지원 신청은 6월 17일부터 한국해양진흥공사 누리집에서 가능하다. 정책 당국은 이번 조치가 단기 유동성 위기를 넘기는 데 그치지 않고 연안·중소 해운업계의 경영 안정과 선박 투자 기반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국제 정세 불안과 물류 시장 변동성이 이어질 경우, 정부가 해운 산업의 안전판 역할을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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