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E그룹 최고경영자 테런스 더피가 비트코인(BTC) 영구선물(perpetual futures)을 둘러싼 규제 충돌에 불을 지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를 상대로 연방 소송을 예고하며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 구조’ 자체를 흔들 수 있는 쟁점이 부상했다.
더피는 12일 CNBC 인터뷰에서 CFTC가 5월 말 승인한 칼시(Kalshi)의 비트코인 영구선물이 법적으로 ‘선물(futures)’이 아닌 ‘스왑(swaps)’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도드-프랭크 법에 따르면 만기 없는 계약 구조와 자금조달비율(funding rate)을 통한 정산 방식은 스왑에 가깝다는 논리다. 그는 규제 당국이 충분한 검토 없이 승인 절차를 ‘과도하게 신속 처리’했다고도 지적했다.
이번 갈등은 단순히 칼시에 국한되지 않는다. 더피는 CME가 암호화폐 파생상품 가격 산정에 쓰이는 주요 지수 제공업체들과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있다고 강조했다. 만약 법원이 영구선물을 스왑으로 판단할 경우, 미국 내 모든 관련 상품은 사실상 CME 체계를 거쳐야 하며 코인베이스나 크라켄 같은 거래소의 시장 진입은 구조적으로 제한될 수 있다.
핵심 쟁점은 상품의 법적 정의다. 도드-프랭크 법은 선물과 스왑을 명확히 구분한다. 선물은 특정 만기 시점에 결제되지만, 스왑은 기초지표를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현금흐름을 교환하는 구조다.
비트코인 영구선물은 만기가 없고 롱·숏 포지션 간 자금 교환을 통해 가격을 현물에 맞추는 구조를 가진다. 더피는 이 점이 “두 당사자가 지속적으로 지급을 교환하는 스왑의 정의와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스왑 시장 참여자는 더 높은 자본 요건과 엄격한 보고 규정을 적용받는다.
여기에 절차적 문제도 제기됐다. 법조계에서는 CFTC가 ‘자가 인증(self-certification)’ 방식으로 복잡한 신상품을 빠르게 승인한 것이 행정절차법(APA) 위반 소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피 역시 “정식 규칙처럼 설명된 일부 조치가 실제로는 규칙이 아닐 수 있다”고 지적하며 규제 당국의 설명 방식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반면 CFTC는 강경한 입장이다. 마이클 셀리그 의장은 “만기가 없는 규제 선물 상품을 승인할 시점”이라며 시장 진화를 반영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기관 측은 일일 정산 구조가 기존 선물의 롤오버 기능과 유사해 법적 요건을 충족한다고 설명한다.
또한 이번 소송 예고에 대해 CFTC 측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일축했다. 현재 워싱턴 정책 기조 역시 암호화폐 접근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해외 미규제 시장에 몰린 파생상품 거래를 미국 내로 끌어들이려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다만 이번 분쟁은 단순 승인 여부를 넘어 암호화폐 파생상품 규제 체계 전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상원에서 논의 중인 ‘클래러티 법(CLARITY Act)’ 역시 CFTC의 관할권을 명확히 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법원 판단이 입법 방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국 이번 소송은 ‘비트코인 영구선물’의 법적 정체성과 함께 미국 암호화폐 시장의 구조를 좌우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법원의 해석에 따라 거래소 경쟁 구도와 규제 권한의 경계가 새롭게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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