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디지털자산 시장 규제의 핵심 법안인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이 7월 내 처리 여부에 따라 향후 수년간 시장 구조가 결정될 분수령에 섰다. 상원 표결이 지연될 경우 관련 입법은 사실상 2030년 이후로 밀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7월 20일과 27일 주간 두 차례 본회의 일정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로 꼽힌다. 이 시기를 놓치면 8월 휴회 이후 일정상 입법 동력이 크게 약화된다. 오는 9월 이후에는 중간선거 국면에 돌입하면서 실질적인 입법 가능 기간이 3주 미만으로 줄어드는 구조다.
이 법안은 디지털자산이 증권인지 상품인지에 따라 증권거래위원회(SEC) 또는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중 어느 기관이 관할할지를 정의하는 ‘시장 구조’의 핵심 규정이다. 이에 따라 등록, 보관, 상장, 공시 기준까지 전반적인 규제 틀이 결정되는 만큼 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앞서 2025년 7월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은 스테이블코인 규제 프레임워크를 구축하며 통과됐지만, 이는 단일 상품에 국한된 규제였다. 반면 ‘클래리티 법안’은 디지털자산 전체를 포괄한다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해당 법안은 2025년 7월 하원을 294대 134로 통과했고, 2026년 5월 상원 은행위원회도 15대 9로 승인했지만, 6월 이후 상원 본회의 일정에 오르지 못한 채 계류 중이다.
현재 상원 통과를 위해서는 60표가 필요하지만 공화당 내부 이탈과 의석 변수로 상황이 녹록지 않다. 조시 홀리 상원의원과 랜드 폴 상원의원은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일부 공화당 인사의 건강 이슈와 공석으로 표 결집력이 약화된 상태다.
시장에서는 최소 9명의 민주당 이탈표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루벤 가예고, 안젤라 올스브룩스 상원의원 등은 위원회에서는 찬성했지만 본회의 표결은 ‘조건부’라는 입장을 밝혀 확실한 지지를 확보하지 못했다.
폴리마켓 기준 2026년 통과 확률은 약 34% 수준으로 하락세다.
입법 지연의 핵심은 네 가지 주요 쟁점이다.
첫째는 ‘윤리 규정’이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공직자와 의회의 암호화폐 이해충돌 방지 장치를 요구하며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2025년 재산 공개에서 약 14억 달러(약 2조 846억 원) 규모의 암호화폐 관련 수익이 언급되며 논쟁이 확대됐다. 그러나 현재 법안에는 관련 조항이 포함되지 않았다.
둘째는 수사 영향이다. 검사협회는 특정 조항이 비수탁형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자금이체업자’ 규제에서 제외해 범죄 수사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론 와이든 상원의원은 코드 개발자를 규제 대상에 포함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반박한다.
셋째는 은행권 반발이다. 미국은행협회와 지역은행 단체들은 해당 법안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이자 유사 수익’ 제공을 허용해 기존 금융 규제를 우회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넷째는 규제 기관 구조다. 현재 CFTC는 단일 위원 체제로 운영 중이며, SEC 역시 공석이 존재한다. 이 상태에서 규칙이 시행될 경우 법적 정당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클래리티 법안’은 단순한 규제 입법이 아닌 디지털자산 시장의 ‘기본 질서’를 정하는 법안이라는 점에서 정치·제도·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7월 내 처리 여부가 향후 수년간 미국 크립토 시장 방향을 좌우할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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