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규제 법안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의 연내 통과 가능성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예측시장과 정치권 모두에서 ‘불확실성’이 빠르게 커지는 모습이다.
폴리마켓에 따르면 2026년 내 법안 통과 확률은 21일 기준 37%까지 하락했다. 하원 통과와 상원 은행위원회 승인에도 불구하고, 상원 본회의 표결 일정이 잡히지 못한 영향이다. 특히 상원 협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암호화폐 사업 이해관계와 관련된 ‘윤리 조항’을 놓고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현재 논쟁의 중심은 시장 구조가 아닌 ‘이해충돌 방지’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을 중심으로 한 민주당은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 공직자가 감독하는 산업에서 금전적 이익을 얻지 못하도록 강제력 있는 규제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공화당은 해당 조항이 트럼프 대통령의 암호화폐 사업을 겨냥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정 인물을 겨냥한 규정이 포함될 경우 초당적 합의가 무너질 수 있다는 이유다. 이로 인해 민주당은 법안 표결에 필요한 지지 확보를 보류하고 있다.
갈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재산 공개 이후 한층 격화됐다. 공개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약 14억 달러(약 2조 6930억 원)에 달하는 암호화폐 관련 수입을 기록했다. 이 중 약 5억9400만 달러는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과 연관돼 있으며, 약 6억3500만 달러는 ‘TRUMP 밈코인’ 사업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이러한 재정적 이해관계가 동일 산업을 규제하는 입법 과정에서 ‘명백한 이해충돌’을 야기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시장 구조 개편과 함께 윤리 장치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상원 의석 구조다. 대부분의 법안은 필리버스터를 넘기 위해 60표가 필요하다. 공화당 단독으로는 통과가 불가능해 민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초기에는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법안 지지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현재는 ‘강제력 있는 윤리 조항’이 포함되지 않으면 표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이로 인해 협상 타결 전까지 법안은 사실상 절차적 정체 상태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시간도 변수로 떠올랐다. 상원은 8월 휴회를 앞두고 있으며, 가용한 입법 일정은 제한적이다. 예산안, 인사 승인 등 주요 안건이 우선순위를 차지하면서 클래리티 법안의 처리 여지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 기간 내 표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하반기에는 정부 예산 협상 등으로 의회 관심이 이동하면서 법안 통과 난이도는 더욱 높아질 수 있다. 법안 지지자들 역시 지연이 길어질수록 정치적 부담이 커진다는 점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현재로서는 ‘실패’보다는 ‘지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초당적 합의가 이뤄지거나 상원 지도부가 표결을 강행할 경우 상황이 반전될 여지는 있다. 다만 윤리 조항을 둘러싼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는 한, 클래리티 법안의 연내 통과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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