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솔로몬이 ‘클래리티 법(CLARITY Act)’을 공개 지지하면서, 암호화폐 규제 논의를 둘러싼 월가 내부 갈등이 한층 뚜렷해졌다. 시장 규칙 정립을 둘러싼 찬반이 정면 충돌하는 모습이다.
데이비드 솔로몬은 최근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법안이 디지털 자산 산업에 ‘필요한 규제 명확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완벽한 법안은 아니지만 시장 안정성을 높이고 공정한 경쟁 환경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혁신을 앞으로 나아가게 할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법안 수정안을 회람하며 이르면 다음 주 상원 표결을 추진하는 가운데 나왔다. 오랜 기간 지연됐던 ‘암호화폐 시장 구조 법안’이 실제 입법 단계로 진입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솔로몬의 입장은 다른 대형 은행들과 뚜렷한 온도 차를 보인다.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은 해당 법안이 전통 은행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다이먼은 지난 5월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예금처럼 이자를 지급하면서도 동일한 규제를 받지 않는 구조를 허용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은행들은 이런 방식의 경쟁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문제가 터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JP모건은 6월 보고서에서도 유사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은행 계좌와 유사한 기능을 제공하는 암호화폐 상품이라면 동일한 규제와 소비자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현재 논쟁의 핵심은 ‘이자형 스테이블코인’이다. 코인베이스의 브라이언 암스트롱은 은행들이 기존 예금 기반 사업 모델을 보호하기 위해 해당 기능을 제한하려 한다고 반박한다. 반면 전통 금융권은 ‘은행과 유사한 역할을 하는 서비스는 같은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솔로몬의 발언은 과도한 규제가 자본과 혁신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기존 입장과도 궤를 같이한다. 그는 앞서 “규제가 지나치면 자본이 빠져나간다”며 “감독은 필요하지만 ‘신중하고 정교하게’ 설계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클래리티 법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권한을 명확히 나누고, 디지털 자산에 대한 규제 틀을 확립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다만 스테이블코인 발행, 소비자 보호, 이자 지급 상품 등에 대한 세부 조항은 여전히 협상 중이다.
시장에서는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규제 불확실성 해소’라는 긍정적 효과와 함께, 전통 금융과 크립토 업계 간 경쟁 구도가 급격히 재편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결국 남은 쟁점은 혁신과 규제 사이의 균형점을 어디에 둘 것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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