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의 암호화폐 정책을 둘러싼 입법 공방이 격화되는 가운데,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클래리티 법안’ 즉각 표결을 공개 압박하며 시장과 정치권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7월 30일(현지시각) 스콧 베센트는 X를 통해 상원에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 즉각 표결을 촉구하는 장문의 게시글을 올렸다. 그는 비트코인(BTC)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의 발언을 인용하며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을 설득할 시간은 없다”고 강조했다. 현직 재무장관이 특정 암호화폐 법안을 두고 이처럼 강도 높은 공개 압박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베센트는 앞서 월스트리트저널 기고에서도 의회가 입법에 실패할 경우 미국이 글로벌 금융 리더십을 잃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원을 통과한 이후 1년 넘게 상원 은행위원회와 농업위원회 실무진이 초당적 수정안을 협상해왔다며 “현재 공화당은 표결 가능한 법안을 확보한 상태”라고 밝혔다.
특히 법안 지연의 원인을 민주당 내 반대가 아닌 ‘워런 진영에 대한 정치적 고려’라고 지목하며, 문제의 본질이 정책이 아닌 정치에 있다고 직격했다.
그는 더힐(The Hill) 기고를 통해 “규제 지연은 디지털 자산 산업을 해외로 밀어내고 있으며, 이는 되돌리기 어려운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지난해 제정된 ‘지니어스 법(GENIUS Act)’을 사례로 들며 스테이블코인 규제 틀 역시 정치적 의지만 있다면 초당적으로 구축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클래리티 법안 통과의 최대 장애물은 소비자 보호가 아니라 ‘윤리 조항’이다. 2026년 5월 공화당이 추가한 해당 조항은 대통령과 연방 공직자가 재임 중 디지털 자산을 발행하거나 후원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암호화폐 사업을 겨냥한 조치로 해석된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는 2025년 한 해 동안 암호화폐 관련 사업으로 약 12억 달러(약 1조7,259억 원)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해당 조항에 대해 ▲2029년 이후 효력 종료 ▲법무부 단독 집행 ▲가족(자녀) 미적용 등을 문제 삼고 있다.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입장 차로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정치권 갈등과 달리 시장은 비교적 차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같은 날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와 ETF 자금 흐름 속에서도 비트코인(BTC)은 큰 변동 없이 흐름을 유지했다. 이후 거래에서도 상원 일정과 관련된 정치적 불확실성을 사실상 ‘무시하는’ 모습을 이어갔다.
이는 입법 리스크가 단기 가격보다 중장기 구조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시장의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클래리티 법안’은 단순한 규제 정비를 넘어 미국의 디지털 자산 패권과 직결된 사안으로 평가된다. 정치적 대립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산업 주도권이 해외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경고가 현실화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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