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고성능 인공지능(AI) 모델의 사이버 공격 능력을 평가하는 자발적 체계를 완성했다. 적용 대상 모델의 개발사는 신뢰할 수 있는 외부 파트너에게 모델을 공개하기 전 최대 30일 동안 정부에 접근 권한을 제공할 수 있다.
백악관은 8월 3일 행정명령에 명시된 기한 안에 프레임워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액시오스(Axios)는 오픈AI(OpenAI), 알파벳($GOOGL) 산하 구글(Google), 앤트로픽(Anthropic) 등 주요 AI 기업이 세부 내용을 실무급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6월 2일 서명한 행정명령 14409호의 후속 절차다. 백악관은 앞서 AI 기업들과 회의를 열고 정책 체계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행정명령은 재무부와 전쟁부 산하 국가안보국(NSA), 국토안보부 산하 사이버보안·인프라보안국(CISA)에 60일 안에 고급 사이버 능력을 평가하는 기밀 벤치마킹 절차를 마련하도록 했다. 이 절차는 특정 AI 모델을 정부 협의 대상인 ‘적용 대상 프런티어 모델’로 분류하는 데 쓰인다.
프런티어 모델은 현재 기술 수준에서 가장 앞선 고성능 AI 모델을 뜻한다. 이번 체계는 모델이 소프트웨어 취약점 탐색이나 복잡한 사이버 공격 절차 수행에 활용될 능력을 갖췄는지 평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개발사는 정부와 협의해 자사 모델이 적용 대상인지 확인할 수 있다. 적용 대상으로 판단된 모델에는 신뢰할 수 있는 외부 파트너에게 공개하기 전 최대 30일 동안 정부가 접근할 수 있다.
정부 접근에는 △기밀 유지 △사이버보안 △내부자 위험 관리 △지식재산권 보호 △사용·비공개 요건이 적용된다. 행정명령은 이 절차가 AI 모델의 개발·공개·배포를 제한하는 강제 인허가나 사전 승인 제도로 해석돼서는 안 된다고 명시했다.
다만 벤치마킹 절차와 적용 대상 모델을 가르는 문턱은 기밀로 관리된다. 액시오스는 백악관이 프레임워크 완성 사실을 확인했지만 구체적인 평가 내용과 접근 주체, 기업의 실제 이용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크리스 레헤인(Chris Lehane) 오픈AI 최고글로벌업무책임자는 별도 링크드인 글에서 “AI 보안에는 정부와 산업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위협 정보와 기밀 시스템 접근성을, AI 기업은 모델에 대한 기술적 이해와 시험 역량을 갖추고 있어 협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IBM($IBM)은 ‘2026년 엑스포스 위협 인텔리전스 지수’에서 2025년 공개 애플리케이션 악용이 주요 초기 침투 경로로 나타났으며 관련 악용이 전년 대비 44% 증가했다고 밝혔다. 고성능 모델 평가를 사이버보안 체계와 연결한 배경을 보여주는 수치다.
후안 론도뇨(Juan Londoño) 케이토연구소 정책 애널리스트는 7월 17일 공개한 글에서 형식상 자발적인 평가라도 공개 기준과 이의 제기 절차가 부족하면 사실상 허가제처럼 작동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명확한 기준 없이 행정부가 모델 공개에 영향력을 행사하면 기업의 법적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오픈 모델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클레망 들랑그(Clément Delangue) 허깅페이스(Hugging Face) 최고경영자는 CNBC 인터뷰에서 중국이 오픈웨이트 모델과 개방형 과학을 앞세워 AI 경쟁에서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번 행정명령에는 특정 가상자산이나 블록체인 규제 조항이 포함되지 않았다. 갤럭시디지털(Galaxy Digital)은 중앙화된 프런티어 모델의 접근 제한 논쟁이 탈중앙화 AI와 프라이버시 추론, 에이전트 결제, 컴퓨트 네트워크 논의와 간접적으로 연결된다고 분석했다.
백악관은 주요 AI 기업과 프레임워크의 세부 내용을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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