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예측시장이 규제기관과 은행권의 동시 점검 대상에 올랐다. 특정 단어 등장 여부를 거래하는 '멘션 마켓'이 조작 가능성, 내부자 거래, 주법 충돌 논란 속에 규제 쟁점으로 떠올랐다.
씨엔비씨(CNBC)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몇 주 전 칼시(Kalshi)에 멘션 마켓 검토 사실을 알렸고, 칼시가 스포츠 관련 멘션 마켓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번 검토가 스포츠 관련 상품만 겨냥하는지는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
멘션 마켓은 연설, 실적 발표, 방송에서 특정 단어가 나올지를 두고 거래하는 이벤트 계약이다. CNBC는 듄 애널리틱스(Dune Analytics) 자료를 토대로 칼시의 멘션 마켓 월 거래대금이 약 330만 달러(약 47억원)라고 전했다.
쟁점은 시장 규모보다 상품 구조다. 단어 하나, 발언 하나, 판정 하나가 정산 기준이 되면 내부정보 접근자나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거래 결과를 흔들 여지가 커진다. 예측시장이 정보 집계 기능을 내세우더라도, 거래 대상이 선거·스포츠·발언 단위로 좁아질수록 내부자 거래와 조작 가능성은 규제 판단의 중심에 설 수 있다.
CFTC 시장감시부(DMO)는 3월 12일 '예측시장 자문'에서 이벤트 계약은 조작에 취약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지정계약시장(DCM)이 실시간 거래 감시와 시장감시, 컴플라이언스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도 명시했다.
CFTC는 같은 날 예측시장 규정 개정을 위한 사전규칙제정공고도 냈다. 예측시장에 적용할 핵심 원칙, 공익에 반하는 이벤트 계약 유형, 비용·편익 등을 공개 의견으로 받겠다는 내용이다.
마이클 셀리그(Michael S. Selig) CFTC 의장은 6월 10일 공개문에서 전쟁, 테러, 암살, 게임성 계약을 공익 심사 대상으로 언급했다. 이는 예측시장이 단순한 새 거래 상품을 넘어 공익 심사와 시장감시 체계 안에서 다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규제 논의는 연방과 주정부의 관할 충돌로도 번졌다. 로이터는 워싱턴주 킹카운티 고등법원이 7월 20일 칼시의 주내 이벤트 계약 제공을 막는 가처분을 내렸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칼시가 워싱턴주 도박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CFTC는 예측시장에 대한 연방 관할권을 강조해 왔고, 칼시는 주정부가 예측시장을 규제할 권한이 없다는 입장을 냈다. 본지도 앞서 워싱턴주 법원이 칼시 예측서비스 중단을 명령한 흐름을 전한 바 있다.
은행권도 별도 기준을 세우고 있다. 로이터는 골드만삭스($GS)가 직원에게 금융시장·정치 이벤트 관련 예측시장 계약 거래를 금지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제한은 은행, 고객, 금융산업과 실제 또는 외관상 이해상충을 만들 수 있는 이벤트 계약을 겨냥한다.
모건스탠리도 직원 행동규정에서 관련 거래를 제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측시장이 변두리 베팅 상품이 아니라 금융회사 내부통제와 이해상충 관리 대상에 들어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폴리마켓(Polymarket)을 둘러싼 은행 관계도 논란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CNBC는 JP모건체이스($JPM)가 2025년 10월 폴리마켓과의 은행 관계를 끊었다고 보도했다. 반면 폴리마켓은 CNBC에 JP모건과의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플랫폼들은 내부통제 강화로 대응하고 있다. 칼시는 3월 23일 정치·스포츠 시장에 대한 내부 가드레일을 강화하고, 정치 후보자와 선수·심판 등 관련자의 사전 차단 기능과 신고 기능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이 사안은 단순한 해외 규제 뉴스가 아니다. 폴리마켓 같은 크립토 기반 예측시장은 암호화폐 이용자와 맞닿아 있고, 칼시는 CFTC 규제 아래 운영되는 예측시장 모델이다. 미국 당국의 기준 정비와 은행권의 거래 제한은 예측시장이 금융상품인지, 베팅 상품인지 가르는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CFTC는 현지시간 20일 워싱턴에서 혁신자문위원회 첫 회의를 열 예정이다. 회의 의제에는 예측시장, 인공지능(AI), 암호화폐가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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