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법원이 중국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스(Yangtze Memory Technologies·YMTC)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icron Technology·$MU)와 DCI Group을 상대로 낸 허위광고 소송을 기각했다. 경쟁사의 반도체 제품을 국가안보 문제와 연결한 발언을 상업광고보다 정치적·정책적 표현에 가깝게 본 판단이다.
크립토브리핑(Crypto Briefing)은 이번 기각이 기술 분쟁에서 정치적 발언의 법적 보호 범위를 다시 확인한 사례라고 전했다. 공개 법원 기록상 사건은 워싱턴 D.C. 연방법원에서 칼 니컬스(Carl J. Nichols) 판사 재판부에 배당됐고, 사건번호는 1:2025cv01795다.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스는 2025년 6월 7일 마이크론과 DCI Group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마이크론의 2026년 5월 28일 10-Q 공시는 이 소송이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스의 3D 낸드 플래시 제품과 관련한 허위광고, 제품 비방, 불공정경쟁 청구였다고 밝혔다.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스는 마이크론과 DCI Group이 자사 제품을 '스파이웨어'와 군사적 연계 가능성에 묶어 부정적 주장을 확산했다고 주장했다. 핵심 쟁점은 문제의 발언이 경쟁사를 겨냥한 상업적 공격인지, 국가안보와 기술정책을 둘러싼 정치적 표현인지였다.
소송의 법적 근거로는 랜햄법(Lanham Act)이 제시됐다. 랜햄법은 미국에서 상표, 허위광고, 불공정경쟁 분쟁에 쓰이는 연방법으로, 기업 간 제품·서비스 표시와 광고 표현이 다툼의 대상이 될 때 적용된다.
법원은 해당 발언의 성격을 상업광고보다 국가안보와 기술정책을 둘러싼 정치적 표현으로 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판단은 발언 내용의 사실 여부를 확정한 결론과는 구별된다.
이번 기각으로 허위광고 쟁점은 일단 닫혔다. 그러나 마이크론과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스의 법적 충돌 전체가 끝난 것은 아니다.
마이크론은 같은 공시에서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스가 2025년 10월 6일 미국 텍사스, 영국 런던, 독일 뒤셀도르프와 뮌헨에서 별도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해당 소송들은 낸드와 D램 제품, 3D 낸드 제품, LPDRAM 제품을 대상으로 한다.
양측 분쟁은 반도체 산업에서 특허와 안보 담론이 동시에 작동하는 구조를 보여준다. 메모리 반도체는 제품 세대와 공정 기술, 고객사 공급망이 맞물려 있어 기술 우위와 지식재산권 방어가 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다뤄진다.
한국 독자에게 이 사안은 반도체 공급망과 AI 메모리 경쟁의 문제로 이어진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2026년 1분기 낸드 메모리 시장 자료에 따르면,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스의 매출 점유율은 13%로 올라 샌디스크와 마이크론을 근소한 차이로 추격했다.
같은 자료에서 삼성전자는 29%, SK하이닉스는 18% 점유율을 기록했다.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스의 점유율 확대는 한국 메모리 업체가 맞닥뜨린 가격 경쟁과 기술 경쟁의 한 축으로 읽힌다.
본지는 앞서 중국 메모리 기업이 미국 AI 시스템과 데이터센터 규제 논의에 포함된 흐름을 전한 바 있다. 당시 미국 하원 중국특위 의원들은 중국 메모리 기업의 D램·HBM이 AI 시스템과 데이터센터, 핵심 인프라에 쓰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판결은 그 연장선에서 기업 간 경쟁, 안보 담론, 표현의 자유가 한 사건 안에서 맞물린 사례다. 다만 이번 기각이 낸드 시장 점유율이나 마이크론 주가에 미칠 직접 영향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마이크론 공시에 적힌 특허침해 소송은 미국, 영국, 독일에서 별도로 이어지고 있다. 허위광고 소송 기각 이후에도 양측의 법적 공방은 특허 쟁점에서 계속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