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테이블코인 규제 논쟁이 발행사 이자 금지에서 거래소·제휴사 보상 허용 범위로 옮겨가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이 3,000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은행 예금 기반과 크립토 플랫폼의 보상 모델이 맞붙는 구도다.
미국 정부출판국은 지니어스법(GENIUS Act)이 2025년 7월 18일 공법 119-27호로 승인됐다고 밝혔다. 법문은 허가받은 결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와 해외 결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보유·사용·유지와 직접 연결해 보유자에게 이자나 수익률을 지급하지 못하도록 했다.
쟁점은 발행사가 아닌 거래소나 제휴사가 주는 보상이다. 코인베이스(Coinbase·$COIN)는 지니어스법 통과 뒤 유에스디코인(USDC) 보유자에게 최대 4.1%, 코인베이스 원 구독자에게 최대 4.5%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같은 회사 약관은 코인베이스가 예금기관이 아니며 USDC 지갑도 예금계좌가 아니라고 적고 있다.
은행권은 이런 구조를 사실상 예금과 닮은 수익으로 본다. 미국은행협회(American Bankers Association)와 주 은행협회들은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저축·투자 상품이 아니라 결제수단으로 기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거래소와 제휴사가 지급하는 보상이 예금 수취와 대출을 약화시켜 지역사회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논리다.
크립토 업계의 반론은 다르다. 코인베이스는 지역은행 예금 이탈과 스테이블코인 성장 사이에서 의미 있는 연관을 찾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코인데스크(Coindesk)는 은행권이 아직 예금자를 잃고 있지 않고, 대출도 은행 이익 모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디파이라마(DefiLlama) 기준 스테이블코인 전체 시가총액은 3,098억3,600만 달러(약 438조원)다. 테더(USDT)와 유에스디코인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연방준비제도(연준)는 2026년 4월 6일 기준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이 3,170억 달러(약 449조원)에 이르렀고, 복잡한 중개 구조와 수직 통합이 시장 투명성을 낮출 수 있다고 봤다.
스테이블코인은 통상 달러 등 법정화폐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가상자산이다. 발행사는 준비자산을 쌓아두고 토큰을 발행하며, 이용자는 거래소나 결제 네트워크에서 이를 송금·결제·거래 담보로 쓴다. 보상 지급 여부가 민감한 것은 이 구조가 결제수단과 예금성 상품의 경계를 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은 예금을 모아 대출을 내고 예대마진으로 수익을 얻는다. 반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와 플랫폼은 준비자산 운용 수익이나 서비스 수수료를 기반으로 이용자 보상을 설계할 수 있다. 보상이 높아질수록 은행권은 예금 기반이 약해질 수 있다고 보고, 크립토 업계는 이용자 선택과 서비스 혁신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맞서고 있다.
정책 연구는 은행권 주장과 온도차를 보인다. 백악관은 2026년 4월 연구에서 스테이블코인 수익 금지가 은행 대출을 기본 시나리오 기준 21억 달러(약 3조원) 늘리는 데 그친다고 분석했다. 모든 불리한 가정을 겹쳐도 추가 대출 규모는 5,310억 달러(약 751조원)라고 했다.
논쟁의 다음 무대는 클래리티법(CLARITY Act)이다. 지니어스법이 발행사 금지 원칙을 세웠다면, 클래리티법은 디지털자산 시장 구조와 감독 범위를 정리하는 법안이다. 은행권은 거래소 멤버십 보상이나 장기 보유 리워드가 발행사 이자 금지를 우회할 수 있다며 문구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국내 시장도 이 논쟁에서 떨어져 있지 않다. 한국에서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해외 거래소, 디파이(DeFi), 결제형 토큰 모델과 맞물려 쓰인다. 미국 법안이 거래소 보상과 예금 이자의 경계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국내 사업자의 상품 설계와 규제 해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이번 사안을 단순히 스테이블코인에 이자를 줄 수 있느냐의 문제로 보기는 어렵다. 발행사 직접 지급은 법문에 금지 조항이 들어갔지만, 거래소·제휴사가 어떤 방식으로 보상을 제공할 수 있는지는 아직 해석의 영역에 남아 있다. 같은 경제적 혜택이라도 지급 주체와 계약 구조에 따라 감독 당국의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미국 의회 공식 기록상 H.R.3633은 2025년 9월 18일 상원 은행·주택·도시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2026년 7~8월 보도에서는 상원 표결을 앞둔 막판 협상이 이어졌지만 60표 확보가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최종 문구가 확정되기 전까지 거래소 보상과 은행 예금의 경계 논쟁은 계속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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